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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긴 직장인 "퇴직 압박 받거나 승진 불이익"

조회수 2019. 6. 3. 11: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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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수술과 방사선 치료까지 다 마쳤습니다. 2018년 말부터는 원래 일하던 판촉물 디자인 업계로 다시 돌아가려고 입사 지원서를 넣기 시작했죠. 하지만 면접에서 3년간 업무 공백이 생긴 이유를 묻기에 솔직하게 답했더니 그 뒤로는 채용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하모 씨(37)
출처: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결국 투병 사실을 숨기고 한 회사에 들어갔지만 정기검진을 받으려고 연차 쓰는 것도 눈치가 보여 스스로 그만뒀다는 하모 씨. 그는 “암은 이겼지만 편견을 어떻게 이겨낼지 막막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대한암협회와 국립암센터가 암이 발병한 지 1년 이상 경과한 20∼60대 암 생존자 중 회사에 다니거나 취업 활동을 하고 있는 855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설문조사한 결과 업무나 채용 과정에서 암 투병 경험을 이유로 차별을 겪었다는 응답이 69.5%로 나타났습니다. 암 생존자 중 근로자와 구직자만 대상으로 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단합에서 배제되었다(37.1%)

△퇴직을 권하는 말을 들었다(33.6%)

△승진에서 불이익을 겪었다(27.2%)

차별 경험자 가운데 채용에서 탈락하는 등 능력 발휘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9%였습니다.

출처: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올해 초 한 건축사 사무소에서 사실상 합격 통보를 받았는데, 갑자기 ‘나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2017년 말에 고환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신체검사 때 수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합격이 취소된 것 같습니다.”
- A 씨(27)

현행 고용정책기본법에 따르면 질병을 이유로 채용이나 승진에 차별을 둬선 안 되지만, 실제 면접을 앞둔 암 생존자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일터에 투병 경험을 숨기는 암 생존자의 비율은 26.4%였고 특히 20, 30대에선 이 비율이 40.7%로 높았습니다.


암 생존자들은 발병 초기엔 진료를 위한 업무 조정이나 유연근로가 절실하지만 발병 후 3년이 지나면 일반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발병 후 4년이 지난 생존자 중 54.5%는 회사와 동료에게 바라는 사항 1위로 ‘차별이나 배려 없는 동등한 대우’를 꼽았습니다. ‘업무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46%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남대 연구팀이 지난해 3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암 생존자 567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328명(57.8%)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직장으로 복귀하는 암 생존자는 30.5% 수준으로 유럽 평균(63.5%)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노동영 대한암협회장(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은 “암 생존자 대다수는 투병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암 생존자는 유약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 원문: 동아일보 <[단독]암 이긴 직장인 “퇴직 압박 받거나 승진에서 불이익”(조건희 기자·이진한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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