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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원들의 ‘인간적인 면’ 소개한 배달업체, 비난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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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는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직원들에게 입혔다는 사장님 이야기가화제를 모은 적 있었죠. 손님들이 직원을 대할 때 ‘나와 똑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는데요.


최근 러시아 배달업체 ‘딜리버리 클럽(Delivery Club)’은 아예 공식 사이트에 배달 담당 직원들의 얼굴과 간단한 프로필까지 적어 올렸습니다. 배달원을 길가의 돌멩이나 게임 속 NPC처럼 무심하게 대하지 말고, 자신만의 인생 스토리를 가진 한 사람으로서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이었습니다.

중년 남성 직원의 사진 밑에는 ‘문학 선생님. 등산을 사랑함. 세 아이의 아버지’라는 소개말이 붙었습니다. 9개 국어를 할 줄 알며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것이 꿈이라는 여성 배달원도 있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 개인의 행복을 찾거나, 또 다른 도전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 연달아 소개됐습니다. 뉴스 리포터, 교사로 일하던 때보다 배달원이 된 지금 더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회사 측은 배달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한 이 캠페인이 좋은 반응을 얻을 거라 기대했으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다 같은 사람이고 이웃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며 높이 평하가는 이들도 있었으나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 ‘내가 이런 걸 왜 알아야 하느냐’며 반감을 표하는 고객도 많았습니다. 


러시아에서 배달원은 결코 낭만적인 직업이 아니며 대부분은 하루하루 살아남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도 배달원을 하며 행복하게 지낸다’는 광고 내용을 풍자하려 패러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장인물 대너리스 사진을 붙여넣고 ‘대너리스는 불을 다루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그녀는 한 아이를 키우고 있죠’라는 설명을 붙여넣은 것입니다. 작중 대너리스는 용과 소통하는 등 신비한 힘을 가진 군주입니다.


배달원 개개인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켜 고객들의 공감을 얻으려 했던 시도가 뜻밖의 논란을 불러온 셈입니다. 딜리버리 클럽 측은 “우리는 모델이나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 직원들의 삶과 목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재차 취지를 밝혔습니다.


잡화점 기사제보 dla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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