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마비..'입으로 종이접기' 터득해 상점 냈어요"

조회수 2019. 5. 24. 13: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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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뇌성마비로 온 몸이 마비되어 오로지 얼굴 근육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중국 남성이 재능을 갈고 닦아 어엿한 수공예 자영업자가 됐습니다. 최근 인간승리의 표본으로 주목받은 가오 광리(29)씨의 재능은 바로 종이접기입니다.


어릴 적부터 누구나 할 수 있는 종이접기로 화제를 모으고 살림에 보탬까지 된다는 말에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오 씨가 실제로 일하는 모습을 보면 곧바로 납득하게 됩니다. 입에 집어넣은 종이가 잠시 뒤 비행기, 학, 개구리, 로켓 등 온갖 모양으로 변해서 나오기 때문이죠.

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가오 씨는 손 대신 혀와 치아로 입 안에서 종이접기 작품을 만들며, 완성에 걸리는 시간도 매우 짧습니다. 방송과 인터뷰로 이름을 알린 그는 지난 2017년 12월 3분 34초만에 입으로 종이배 접기에 성공해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종이학 접기로, 예쁘게 만들려면 종이를 여러 번 섬세하게 접어 라인을 만들어야 하기에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위아래 치아로 종이를 물어 고정하고 꾹꾹 눌러 라인을 만들어요. 혀의 촉각으로 지금 어느 정도 접혔는지 판단하고 각에 맞게 접어주며 작업합니다. 원리는 손으로 종이접는 것과 비슷하죠.”

열두 살 무렵부터 종이접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가오 씨는 입에 넣어도 흐물거리지 않는 사탕 포장지 등으로 연습했습니다. 연습하다가 실수로 포장지를 삼켜 버리는 등 돌발상황도 잦았습니다. 너무 열심히 연습한 나머지 입이 부르트고 궤양이 생길 정도였으나 가오 씨는 늘 웃어 넘겼다고 합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끔은 사탕 포장지를 너무 많이 삼켜서 밥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배가 불렀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 학교에 가지 못 한 그는 독학으로 글을 배우고, 친구가 쓰던 중고 컴퓨터를 받아 인터넷 쓰는 법도 깨우쳤습니다. 이 컴퓨터는 가오 씨가 외부와 소통하는 데 큰 디딤돌이 되어 줬습니다.


2014년 한 친구로부터 도시에 가서 길거리 종이접기 공연을 하며 더 이름을 알려 보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고 800km 떨어진 저장성 항저우로 향했으나 곧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장거리 여행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후로는 집에서 가족들과 머물며 온라인 상점에서 종이접기 작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체적 한계 때문에 어려움도 많지만 그는 희망을 갖고 미래 설계 중입니다.


“우선 작은 수공예 공방을 내고 싶어요. 저처럼 장애를 가진 분들이 스스로 돈을 벌고,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요. 그리고 강연도 하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용기를 주고 싶어요.”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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