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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에 세운 '세계제패' 목표 이룬 이상화, 이제 경쟁 없는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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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5월 16일 은퇴식을 한 ‘빙속 여제’ 이상화. 20여 년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선언한 그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느라 잠시 말을 잇지 못 했습니다.

이상화가 5월 1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심경을 밝히며 눈물을 닦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이상화는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을 준비하며 막내로 출전해 ‘빙판에서 넘어지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는데 어느 덧 많은 시간이 흘렀다며 과거를 돌아봤습니다. 그는 열다섯에 세운 세계선수대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세계 신기록 보유라는 큰 목표를 모두 다 이뤘습니다.


선수로서 목표를 다 이뤘지만 무릎 통증이 늘 그를 괴롭혔습니다. 수술로 해결하려 했지만 수술하면 선수로 뛸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재활과 약물치료를 계속 했지만 몸이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아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빙속 여제’ 이상화가 마지막 올림픽이 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역주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DB

● 살아 있는 전설, 이상화


“항상 ‘빙속 여제’라 불러주시던 최고의 모습만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살아 있는 전설’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늘 노력하고,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선수였다고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36초 36’. 이상화가 2013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세웠던 세계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 여자 500m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며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를 이뤘습니다.


● 최고의 자리에 있다는 것


명실상부한 ‘전설’ 선수지만, 1등의 자리를 지키는 데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따랐습니다. 선수생활 중 마인드 컨트롤이 가장 힘들었다는 이상화는 “1등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제대로 자 본 날이 없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식단 조절도 해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 힘든 노력들이 이상화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지만 선수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결코 녹록치 않은 나날이었습니다. 그는 “잠을 편히 자 보고 싶다. 이제 선수 이상화는 사라졌으니 일반인으로 돌아가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서른 살이 될 때까지 목표만 보고 달렸습니다. 지금은 다 내려놓고 여유롭게 살고 싶어요. 이제 누구와도 경쟁하고 싶지 않습니다.”

● 스피드스케이팅의 미래


자신의 뒤를 이을 유망주로는 김민선(20·의정부시청)을 꼽았습니다. 김민선에 대해 이상화는 “평창 올림픽 당시 내게 떨지 말라고 조언해주는 모습이 대견했다. 정신력이 강하고 내 어릴 때 모습과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라이벌이면서도 진한 우정을 나누었던 일본 선수 고다이라 나오(33)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은퇴 소식을 들은 고다이라 선수는 깜짝 놀라며 “농담 아니냐. 잘못된 뉴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상화는 “나오 선수에게 ‘욕심내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면 좋겠다. 나가노에 놀러 가겠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선수 생활을 정리한 뒤에는 어떤 길을 생각하고 있을까요. 스피드스케이팅이 비인기 종목이 될까 봐 걱정된다는 이상화는 “생각이 정리된 후에는 후배들을 지도하고 싶다. 3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해설위원이나 코치 둘 중 하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이 글은 동아일보 <이상화 “1등 압박감에 매일 잠설쳐… 경쟁 없는 삶으로…”(김배중 기자)>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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