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 받고 싶었던 아빠가 만든 '철길 티셔츠'

조회수 2019. 5. 7. 1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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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아빠 안마 좀 해 줄래?” 


자식에게 등 안마를 받으며 흐뭇해하는 아버지들이 많죠. 특히 체중이 가벼운 아이가 등 위에 올라가서 자근자근 밟거나 마사지 해 주면 뻐근했던 등 근육이 풀리며 개운해진다는데요.


일본 엔지니어 가와모토 켄 씨는 안마를 귀찮아 하는 아들의 마음을 움직일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티셔츠 등판 부분에 철도 레일을 그려 넣으면 아이가 철길 그림을 따라 장난감을 밀 테고, 나는 안마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아이와 놀아준다는 대의명분(?)을 유지하면서도 편안히 누워 안마까지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가와모토 씨의 아이디어는 멋지게 맞아떨어졌습니다. 티셔츠를 입고 엎드렸더니 아이가 알아서 다가와 아빠 등에서 장난감 열차를 굴리며 신나게 놀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척추와 견갑골 부근을 골고루 마사지할 수 있도록 교차로를 그려 넣은 덕분에 등 전체가 아주 시원해졌습니다.


그는 이 야심작에 ‘엎드려 있기만 해도 아이가 마사지해주고 싶어하는 티셔츠’라는 이름을 붙여 SNS에 올렸습니다. 영상은 110만 번 이상 재생되며 인기를 모아 후지TV 아침방송에도 소개됐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아빠와 아들의 귀여운 놀이 모습에 한 번 감탄하고, 가와모토 씨의 유쾌한 아이디어에 또 한 번 감탄했습니다. “놀이와 안마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석이조 아이템”, “기왕 디자인한 거 상품화해서 팔아 달라. 내가 산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출처: 가와모토 씨 트위터

응원에 용기를 얻은 가와모토 씨는 지난 3월 티셔츠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가격 2500엔(한화 약 2만 5000원)인 티셔츠에는 철도역 안내판 모양으로 ‘왼쪽 어깨’, ‘오른쪽 어깨’, ‘허리’등 글자가 적혀 있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끔 연못, 풀밭 등 아기자기한 배경 그림도 그려져 있습니다. ‘착용하고 마루에 엎드려 있으면 자녀들이 멋대로 장난감 열차를 들고 와서 안마해주기 시작합니다’라는 상품소개 문구도 인상적입니다.


가와모토 씨의 티셔츠 공지 글은 3만 번 이상 공유되며 새로운 육아 아이템에 목말라 있던 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나는 등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전신에 철길을 그려 넣은 전신수트도 만들어 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아빠의 귀여운 잔꾀(?)에서 탄생한 티셔츠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아이와 진심으로 재미있게 놀아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가와모토 씨는 아이가 재미나게 노는 동안 맞장구를 잘 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관사님, 척추 중앙 역에서 오른쪽 어깨 역으로 급행열차 운행해주세요~’ 라고 하면 아들은 아주 기뻐하며 열차를 굴려 준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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