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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나무 심어 ‘숲’ 되살린 사진작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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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가 아닐까요. ‘ㅇㅇ왔다감’ 같은 관광지 낙서는 물론 지양해야겠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함으로써 이 세상에 내가 살아있었다는 증거를 남기는 건 뜻 깊은 일입니다. 브라질 사진작가 부부인 세바스티오 살가도 씨와 아내 렐리아 델뤼즈 살가도 씨는 ‘숲’을 만듦으로써 커다란 족적을 남기기로 결심했습니다. 

살가도 씨는 유명 사진작가이자 저널리즘 분야에서 많은 상을 받은 사진기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1990년대 르완다 대량학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뒤 육체와 정신 모두 완전히 너덜너덜해져 귀국했습니다. 인간의 잔혹성과 일상이 된 비극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다가 지쳐 버린 그는 한동안 쉬기로 마음먹고 고향 미나스제라이스 주로 돌아갔지만 또다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억 속 울창한 열대우림과 사방에 뛰놀던 동물들은 온데간데 없고 휑한 황무지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살가도 씨는 2015년 영국 가디언(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고향 땅은 마치 내 마음처럼 병들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파괴되고 메말라 있었죠”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습니다.


휴식과 치유를 기대하고 돌아온 고향에서 또 다른 파괴를 직면하고 망연자실해 있는 살가도 씨를 일으켜 세운 것은 아내 델뤼즈 씨였습니다. 델뤼즈 씨는 ‘우리가 그 숲을 다시 만들면 어떻겠냐’고 남편을 격려했고, 살가도 씨는 두 눈이 번쩍 뜨인 듯 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부부는 ‘테라(지구, 땅) 협회(Instituto Terra)’라는 작은 단체를 세우고 묘목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숲을 되살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부부는 봉사자들과 함께 20여 년 간 400만 그루에 달하는 나무를 심었습니다. 숲은 되살아났고 조류 172종과 포유류 33종, 식물 293종, 파충류 15종, 양서류 15종이 돌아왔습니다. 테라 협회 설립을 계기로 환경운동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부부는 나무 심기 운동은 물론 자연보호 교육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살가도 씨는 “인간이 지구와의 연결고리를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간다면 생명력을 잃고 말 것”이라며 발 딛고 살아가는 자연을 지키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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