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잡화점

50대 직장인 “90년대생들, 겪어 보니 의외던데요?”

40,778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더 이상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지 않을 겁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지키며 살 거예요.”

- 대기업 근무 8년차 정혜은(가명) 씨


"엄친아, 엄친딸요? '농업계 엄친딸'이 되면 되죠!"

- ‘딸기 농부’ 이하영 씨(21)


"기성세대의 생각은 이해해요. 하지만 나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 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

사회적 기업 ‘러블리페이퍼’에서 일하는 오현화 씨와 김인용 씨, 기우진 대표, 권병훈 씨(왼쪽부터)가 22일 인천 부평구의 사무실에서 작업 중이던 폐박스와 캔버스를 손에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출처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2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러블리페이퍼’ 사무실엔 폐박스가 가득했다. 4명의 젊은이들이 폐박스를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 여러 장 겹친 후 그 위에 광목천을 덧댔다. 코팅 역할을 해주는 제소를 바르자 누런색의 폐박스가 새하얀 캔버스로 변신했다.


“이 캔버스를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작가들이 그림을 그려 다시 저희에게 보내요.”


박스를 자르던 김인용 씨(25)가 얼굴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는 올 초부터 이곳에서 캔버스를 만들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러블리페이퍼’는 폐지를 줍는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저소득층 노인에게서 일반 폐지보다 20배 비싼 가격으로 폐박스를 사들인 후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재능기부 작가들의 그림을 그려서 판매한다. 그 수익으로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다. 김 씨는 “다양 한 일과 직업이 있겠지만 혼자서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살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팀이 3, 4월 기성세대와 달라진 청년들의 ‘성공 법칙’을 알아보기 위해 심층 인터뷰한 20, 30대 중 상당수는 자신의 성공이 지역사회나 공동체와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공의 기준을 경쟁과 승리, 재산, 명성, 명예 등의 키워드로 설명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공존이나 공생, 배려, 공정, 환경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성공 기준으로 삼았다.

‘The power of one’. ‘파페포포’ 시리즈로 유명한 심승현 작가가 개인의 성공과 공동체의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요즘 청년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그렸다.

○ “공정해야 성공도 의미가 있어”


이런 청년들의 태도에 기성세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90년대생들은 자기중심적이다 못해 이기적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겪어보면 의외로 공익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청년세대의 이런 흐름은 빈곤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들의 성장 배경에서 싹이 텄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갖춰진 환경에서 자랐다”며 “그러다 보니 가난했던 경험을 토대로 물질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탈물질적 가치에 삶의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 명문대 출신인 고귀현 씨(32)는 6년 전 남미 배낭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길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가난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한 끝에 남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국내에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 ‘크래프트링크’를 설립했다. 그는 “현지보다 두 배 정도 더 비싼 가격에 수공예품을 사들여 현지 여성들의 소득 수준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출처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변호사 서국화 씨(34)는 동물권 연구 변호사단체 ‘PNR’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 일도 바쁘지만, 동물을 위한 법률 개선에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공을 공동체의 성장과 연결시키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인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조영복 부산대 경영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보다 쉽게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또 해결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나보다는 우리’를 외치는 청년이 늘어났다”며 “기성세대는 이런 청년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원문: 동아일보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미?”…공존 앞세우는 2030(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김수연·김도형·김재형·황성호·김형민·최지선 기자)>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