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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자정 출퇴근, 주 7일 근무하는 사람 있는 것도 사실"

조회수 2019. 4. 17. 1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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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회장, '996 발언' 뭇매에 해명

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 중국의 ‘996 근무’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근로자들의 뭇매를 맞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월 14일(현지시간) 마 회장은 자신의 웨이보에 “며칠 전 ‘996’에 대한 내 의견이 화제가 되고 예상대로 비판도 이어졌다”는 글을 남겼다.

출처: (GettyImages)/이매진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최근 중국에서는 한 프로그래머가 ‘996.ICU’라는 페이지를 개설하며 IT업계의 불합리한 고강도 근무 형태 996에 대한 근로자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반(反) 996 운동의 시작이다.


996이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 일주일에 6일 동안 일하는 근무형태를 말하며, 페이지 이름의 ICU는 병원 중환자실을 의미한다. 고강도 근무로 병원에 실려간다는 웃을 수 만은 없는 작명이다.


안타깝게도 996은 중국 IT업계에서는 특별할 것 없는 근무 형태다. 996.ICU 이용자들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화웨이, 알리바바, 앤트파이낸셜, 징둥 등 중국 대표 IT 기업들의 직원들은 996, 혹은 이에 준하는 고강도 근무를 하고 있다. 알리바바를 지칭해 “996 야근 문화의 공포스러운 수치를 보면 당신 역시 사표를 낼 것”이라는 설명을 붙인 이용자도 있었다.

출처: (GettyImages)/이매진스

업계 관계자를 중심으로 커지던 논란은 마 회장의 한 마디에 더 큰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그는 지난 11일 회사 내부 행사에서 “젊었을 때 고생하는 것은 행운”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마 회장은 당시 “996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많다. 996을 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며 “젊었을 때 996을 안 해보면 언제 하겠느냐”고 발언했다. 자신은 지금껏 매일 12시간 이상씩 일했다면서 “알리바바 직원은 하루 12시간 일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8시간만 일할 사람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반996”을 외치던 이들은 즉각 반기를 들었다. 마 회장이 가면을 벗고 자본가의 본색을 드러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출처: 마윈 회장 웨이보

결국 14일 마 회장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그는 “996을 강제하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며 “비인도적이고 건강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을 하기 힘들며 법적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한 발 물러선 것. “직원들은 장래성 없이 사람을 괴롭히는 996 회사를 자연스럽게 떠나는 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996을 옹호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일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면서 회사가 직원에게 996과 같은 무조건적인 노동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그는 스스로 이 같은 근무를 선택한 직원이라면 별개라는 취지의 주장은 이어갔다.


그는 “세상에는 996, 심지어는 007(자정 출퇴근, 주 7일 근무)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기업가 뿐 아니라 성공한 예술가, 과학자, 운동선수,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996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자신이 선택한 일을 사랑했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기에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성공’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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