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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도 쓰는 자서전…비장할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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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에게 “나 요즘 자서전 쓰고 있어!” 라고 말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하다.


“너무 이른 거 아냐?”

“‘올드하게’ 무슨 자서전이야!”


자서전이 뭐 별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매일 매일 적어가는 글들이 내 인생의 기록이고, 그 기록을 모으면 내 자서전이 될 수 있는 거지.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꼭 은퇴를 하거나, 죽기 전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같은 류의 자서전을 쓰는 걸까, 나는 이게 늘 불만이었다.


자서전이라는 게 자기 인생을 기술한 책이기에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쓰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우리 인생은 언제 끝나고, 언제 마무리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자서전은 인생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 쓰는 게 아니라 인생을 중간 점검하는 의미로 쓰는 게 더 적절한 것 같다.

출처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서전 얘기를 하면 또 하나 돌아오는 대답이 있다.

“내 인생 살아온 얘기를 자서전으로 쓰면 10권도 더 나온다!”

하지만 막상 써보라고 하면 A4용지 10장을 넘기는 사람이 별로 없다. 


살아온 이야기야 구구절절 하겠지만 자기가 읽어봐도 재미가 없고 의미도 없고 감동도 없어서 한두 페이지 쓰다가 그만두게 된다. 


40~50년을 넘게 살아왔는데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로 한 권의 책을 쓸 수 없고, 후배들에게 남겨줄만한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건 서글픈 일이다. 


꼭 성공한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쓰라는 얘기는 아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자기만의 경험, 수많은 경험 속 에서 깨달은 이야기, 그 중에서도 실수했던 경험, 실패했던 경험이 오히려 후배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창시절 오답노트가 시험 공부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됐던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 다카하시 아유무는 20세에 자서전을 써서 출판사를 찾아다녔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유는 ‘너무 어리다’와 ‘사회적으로 이룬 업적이 없다’는 거였다. 다카하시는 결국 자기가 출판사를 차려 ‘날마다 모험’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그 책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팔려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리고 출판사를 운영 하던 26세 무렵,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3년 동안 세계 일주를 하며 느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냈고 그 책 역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지금은 집시처럼 세계를 여행하며 또 다른 자서전을 쓰고 있다. 이미 5권이 넘는 자서전을 낸 그는 1972년 생, 한국 나이로 아직 50살도 안됐다.


우리는 모두 책으로 낼만한 인생을 살고 있다. 학교에서 가르쳐준 건 비슷하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 다르고, 사회에 나와서 하는 일, 만나는 사람 그리고 나만의 인생 노하우,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인생은 있어도 똑같은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출처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자서전이라고 하니까 거창한 것 같지만 ‘내 인생의 드라마’나 ‘내 인생의 쇼’, ‘내 인생의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좀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하루에 한 페이지, 아니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좋으니까 오늘부터 내 인생의 제목을 정하고, 내 인생의 목차를 정하고, 한 줄씩 적어나갔으면 좋겠다.

나는 40세부터 10년마다 자서전을 남길 생각이었지만 계획이 조금 늦어졌다. 올해 첫 번째 자서전을 내고, 지금부터 10년마다 꾸준히 자서전을 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모험 같은 하루를 살아내서 내 인생의 재밌는 한 페이지를 완성해야겠다.

※ 원문: 동아일보 <‘자서전’은 인생을 마무리하며 쓰는 것?…20세에도 쓸 수 있다(이재국 방송작가 겸 콘텐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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