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양 팔 없는 파일럿'..세상에 나를 증명하다

조회수 2019. 4. 2. 16: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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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마블도 박수 칠 듯

미 공군 파일럿 출신인 슈퍼히어로 캡틴 마블도 탄복할 것 같은 인생 스토리를 가진 여성이 있습니다. 미국 여성 제시카 콕스(Jessica Cox·36) 씨는 양 팔 없이 태어나 끊임없는 노력 끝에 비행기 조종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애리조나 주 투손 출신인 콕스 씨의 어린 시절 꿈은 캡틴 마블처럼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슈퍼히어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강력한 초능력으로 사람들을 도와 주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힘들 때마다 그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출처: jessicacox.com

선천적으로 밝고 진취적인 성향을 가진 그였지만 사람들의 무례한 시선과 또래 친구들의 놀림 탓에 마음이 어두워졌던 때도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무술을 배우며 자신감을 되찾으라며 딸을 도장에 보냈고,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중학생이 된 콕스 씨는 세 살 때부터 착용하던 의수(義手)를 벗어 던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훗날 “의수 자체에는 익숙해져 있었지만 아무리 해도 (의수를 끼는 게) 좋아지지 않았다”고 회상했습니다.


탭댄스, 체조, 수영, 서핑, 다이빙, 스키, 태권도, 역기 들기, 일반 차량 운전까지 콕스 씨가 할 수 없는 활동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출처: 제시카 콕스 씨 인스타그램
실패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다 인생의 경험이 됩니다. '이게 정말 될까?' 걱정하지 말고 일단 해 보는 거예요.
출처: 제시카 콕스 씨 인스타그램

2005년 애리조나 대학을 졸업한 그는 비행사 자격증 취득을 다음 목표로 잡았습니다. 3년 간 치열하게 훈련한 그는 2008년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파일럿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세계 최초 양 팔 없는 파일럿’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2012년에는 태권도 강사인 남편 패트릭 씨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는 결혼반지 대신 왼쪽 발목에 ‘결혼 발찌’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제시카 콕스 씨 인스타그램

그는 2018년 코리아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파일럿을 준비하며 겪었던 일을 털어놨습니다. 면전에서 ‘당신은 팔이 없으니 파일럿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굳이 말로 듣지 않아도 느껴지는 분위기 때문에 내심 속이 상했다는 콕스 씨. ‘팔 없는 파일럿이 비행기를 운전하는 게 합법이냐’, ‘승객들의 안전은 괜찮겠느냐’는 식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응원해 주는 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콕스 씨는 자신이 가진 상징성과 영향력을 활용하는 데도 적극적입니다. 사람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는 강연 연사로 나서거나, 자신과 비슷한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멘토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5년에는 그의 인생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Right Footed’도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뭔가 하려고 할 때마다 남들이 그랬죠. 네가 그걸 어떻게 해. 넌 팔이 없잖아. 제가 그 때마다 속으로 뭐라고 생각했을까요?

‘아 그래? 잘 봐 둬!’

여러분을 깎아내리려는 자들에게 그들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보여주세요.”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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