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 사이즈 때문에..첫 여성팀 우주유영 취소
사상 최초 여성 우주비행사팀 유영계획이 우주복 사이즈 때문에 흔들렸다. 영국 가디언은 3월 26일 미 항공우주국(NASA)가 우주복 문제로 여성 우주비행사 우주유영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여성 우주비행사 앤 매클레인(Anne McClain·39)과 크리스티나 코크(Christina Koch·40)는 여성 관제사 크리스틴 파치올과 호흡을 맞춰 3월 29일 우주유영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지금까지는 남성 비행사 팀 혹은 혼성 팀만이 유영 임무를 맡아 왔기에 매클레인과 코크의 우주유영 계획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5일 나사는 계획에 변경이 생겼다고 밝혔다. 맥클레인이 입기로 했던 우주복 상의가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맥클레인 비행사는 첫 우주 유영 뒤 중간(M) 사이즈 우주복 상의가 몸에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으나 우주 정거장에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M사이즈 우주복이 부족했고, 29일까지 새 우주복을 준비하기도 어려웠다.
중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지상에 있을 때보다 키가 커지는 등 체형에 변화가 생겨 장비 착용에도 변수가 많다. 우주에서 키가 5cm나 커졌다는 맥클레인은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사의 이번 결정은 내 요청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피할 수 있는 위험을 굳이 무릅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나사에 따르면 우주복은 남성용과 여성용이 아니라 사이즈로만 구분되며 비행사 개인의 체형에 맞춰 세세한 부분을 조정한다. 우주에서 몸이 얼마나 변할지 완벽히 예측할 수 없기에 다루기 까다로울뿐더러 시간과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장비이기도 하다.
맥클레인은 우주복 준비 뒤 4월 8일 남성 동료와 함께 우주유영에 다시 나서기로 했다. 비행사부터 관제사까지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팀 우주유영이 언제 다시 성사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역사적인 여성 비행사 팀의 우주유영을 기대하던 이들은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안전이 최고다. 나중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