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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 켜고 끄면 월급 260만 원? 스웨덴 ‘영원한 고용’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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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형광등만 켜고 끄면 월급 260만 원을 주는 일자리가 생긴다. 스웨덴 제2도시이자 스칸디나비아반도 최대 항구도시 예테보리에서 진행되는 ‘영원한 고용’ 프로젝트다.


한때 조선(造船)도시였던 예테보리는 1980년대 한국과 일본의 공세에 밀려 세계 조선업의 중심지라는 타이틀은 잃었지만 이제 4차 산업혁명의 메카로 불린다. 도심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운행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고,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속속 둥지를 틀었다.

출처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첨단 IT 도시로 탈바꿈한 예테보리에서 진행되는 실험적 프로젝트 ‘영원한 고용’은 2026년 완공 예정인 코르스베겐(Korsvägen) 기차역에서 일할 종신 직원을 뽑는 것이다. 


이 직원이 할 일은 매일 아침 출근해 불을 켜고, 해가 지면 소등 뒤 퇴근하는 것이 전부다. 출퇴근 사이에는 영화를 보든, 잠을 자든, 역 밖에 있든 상관없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2만1600크로나(약 260만 원). 연봉 인상, 휴가, 퇴직연금까지 보장된다.


특별한 자격 없이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이 일자리는 코르스베겐역 디자인 공모전에서 당선된 예술가 듀오 '골딘+세네비(Goldin+Senneby)'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이들의 응모작에는 자신들이 설계한 역사(驛舍)에 이 ‘비생산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 콘셉트로 포함돼 있다. 승강장 형광등도 일부러 사무실 형광등 같은 모양으로 디자인했다고. 


이들은 상금 700만 크로나(약 8억4000만 원)로 재단을 만들고 돈을 굴려 직원 월급을 충당할 계획이다. 원서 접수는 2025년 시작된다.

출처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인간이 쓸모 없어질 것이라는 위협이 커지고 있다. 우리도 머잖아 코르스베겐역 직원 같은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이들이 밝힌 프로젝트 취지다. AI 시대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경고를 담은 이 실험을 두고 “세금 낭비”라는 비판도 있지만 “노동의 본질과 가치를 고민하게 하는 예술적 표현”이라는 평가가 많다.


전등 끄기 일자리는 최근 한국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빈 국립대 강의실의 불을 끄는 일자리를 만들어 1인당 32만 원의 월급을 줬다. 이런 공공 일용·임시직 일자리 5만여 개를 만드는 데 쓴 예산만 1200억 원. ‘노동의 종말’을 경고하려는 스웨덴과는 불 끄기 일자리를 만든 취지와 철학이 달라 보인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정임수 논설위원의 <[횡설수설/정임수]불끄기 일자리> 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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