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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 때려치고 놀이공원 알바했어요! 야호!"

조회수 2019. 3. 8.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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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알바를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해”
“알바도 능력이야”
“알바를 RESPECT(존중)”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몬’ CF에서 쌈디가 한 말이다. 이 CF는 아르바이트가 직업이 아니라는 기존 인식을 깨뜨려 호평을 받았다.


진작에 아르바이트 생활에 자부심을 갖고 즐긴 청년도 있다. 정대철 씨(29)는 2018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롯데월드와 서울랜드에서 일했다.


그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막춤 추는 놀이공원 알바생’으로 유명했다. 정 씨를 보기 위해서 롯데월드에 방문해 플래카드를 전해주는 팬도 있었다.


그는 “놀이공원을 너무 좋아한다. 동화속에서 노는 듯한 느낌이다”라면서 계기를 밝혔다.

춤을 춘 계기에 대해서는 “처음 신입교육을 받고 매뉴얼대로 움직이는데 제 모습이 마치 로봇 같았다. 좀 재미있게 만들어야겠다 생각해서 춤을 춰봤는데 고객들도 너무 좋아하고 저도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거의 매일 췄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놀이공원이 일터가 아닌 놀이터 같았다. 그는 “지루하고 심심한 걸 싫어한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못 하실 수도 있지만 손님 없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사범대, 더 빨리 그만두지 못한 걸 후회
출처: 정대철 씨 제공

학창시절 정 씨의 꿈은 역사 교사였다. 설민석 강사를 롤모델 삼아 대구가톨릭대학교 역사교육과에 진학했다.


그는 “대학교에 와서 진지하게 생각했다. 내가 이 일을 50~60대까지 하면 어떨까.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뭘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개그맨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교수님을 찾아가 휴학계를 내밀며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수는 “경북 청도에 가면 전유성 씨가 운영하는 코미디 시장이 있다”고 추천해줬다.

출처: 정대철 씨 제공

코미디 시장은 2007년 개그맨 전유성 씨가 만든 극단이다. 김대범, 신봉선, 황현희, 안상태, 김민경 등이 이곳 출신이다. 정대철은 무작정 극단에 전화해 ‘가도 되냐’고 물었는데 오라는 답변을 받았다.


부모에게 휴학과 개그맨 꿈을 말하는 건 좀 두려웠다. 아들의 ‘교사 꿈’을 응원했기 때문. 


정 씨는 “제 생각과 다른 반응이었다. 부모님이 ‘그냥 너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시더라. 특히 아버지는 한 직장에서 장기근속을 하신 분이라 본인 꿈을 꿔볼 겨를이 없으셨다. 그래서인지 제 꿈을 완전히 응원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출처: 잡화점

정 씨는 전유성의 ‘코미디 시장’에서 2012년부터 약 4년간 극단 생활을 했다. 동시에 지상파 개그맨 공채 시험에도 매년 도전했다. 그리고 매년 떨어졌다.

“공채 떨어졌다고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제가 있는 곳이 무대라고 생각하면서 지낸다. 바이킹 앞에서 손님들에게 웃음을 준다면 바이킹이 무대인 거다”


학교에 오랫동안 돌아가지 않은 정 씨는 제적 상태이다.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냐는 질문에 “후회한다. 더 빨리 그만두지 않을 것을 후회한다. 2년이나 있을 필요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구하면서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놀이공원 아르바이트 경험을 전하는 영상이 가장 많다.


그는 “롯데월드와 서울랜드 아르바이트를 했으니 에버랜드도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10번 넘게 떨어졌다. 아마 나이가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미래에는 디즈니랜드에서도 일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정 씨는 "일정한 수입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내로라하는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과정이 곧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걸 하다가 굶어죽은 사람은 보지 못 했다"며 밝게 웃었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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