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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공용? 사실 남성용” 여성 몸에 맞는 안전장비 만드는 사장님

잡화점 작성일자2019.02.16. | 6,777  view

“양성 공용이라더니… 큰일 날 뻔 했네!”


여성용 작업복 제조회사 ‘SeeHerWork’ 대표 제인 헨리(Jane Henry·41)씨는 지난 2017년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 하비 때 크게 다칠 뻔 했습니다. 허리케인이 아니라 ‘장갑’ 때문이었습니다.

가족들은 모두 무사했지만 집안이 물에 잠기고 가구가 다 쓰러진 상황이었습니다. 봉사자들로부터 받은 작업 장갑을 끼고 일을 하던 제인 씨가 커다란 나무판자를 던지는 순간 장갑까지 휙 벗겨져 버렸습니다. 작업용 장갑 크기가 제인 씨 손에 비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얼결에 벌어진 사고에 제인 씨의 손은 그만 판자와 쓰레기 더미 사이에 끼고 말았습니다. 


불행 중 다행히 중상은 면했지만 그 뒤로 제인 씨는 '안전장비가 있어도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몸에 안 맞는 장비가 능력을 얼마나 저하시킬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골프 선수 출신이라 더욱 더 그랬습니다.


고민하던 그는 장갑 재봉선을 뜯은 뒤 자기 손 크기에 맞게 다시 꿰맸습니다. 손에 딱 맞는 장갑을 끼자 전보다 힘도 더 잘 쓸 수 있었고 다칠 염려도 많이 줄었습니다. ‘커스텀 장갑’을 끼고 일하는 제인 씨를 본 여성 봉사자들은 ‘그 작업장갑 어디서 구했느냐. 나도 갖고 싶다’며 앞다퉈 물었습니다.

주변 여성들의 열렬한 반응을 본 제인 씨는 작은 사이즈 안전장비를 따로 만들어 파는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몇 달 간 사업 아이템을 구상한 그는 2018년 1월 회사를 세웠습니다. 


그는 손이 작은 여성들을 위한 작은 장갑, 몸에 잘 맞는 작업용 바지, 조끼, 방화복에 이르기까지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모든 여성들을 위한 안전 아이템들을 기획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녀 공용으로 출시된 보호장비들이 사실상 평균 체격 이상의 남성이 입었을 때 잘 맞는다는 걸 고려한 ‘틈새 공략’ 이었습니다. 제인 씨의 창업 스토리는 최근 CNN 등 외신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제인 씨가 기획한 안전장비는 실제로 소방관이나 건설업계 종사자 등 신체 보호가 필요한 환경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남성이 대부분인 직군이라 몸에 맞는 장비를 찾기 힘들었던 이들은 “보호구를 바꾼 것만으로도 움직임이 한층 더 편해졌고 작업 능률이 많이 올랐다”고 입을 모읍니다.


제인 씨는 “안전장비 사이즈가 다양하지 않다는 건 그 자체로 위험요소인 동시에 여성들의 활동을 방해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들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힘 쓸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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