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표지 장식한 유명 패션모델→노숙자 전락한 사연

조회수 2019. 2. 8.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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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패션 잡지인 보그의 표지모델이자 유명 브랜드 입생로랑의 모델로 활동했던 패션 모델이 노숙자 신세로 전락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월 6일 엘 파이스, 피플 온라인 등 외신은 1980년대에 맹활약하던 모델 나스타샤 어바노(Nastasia Urbano·57)가 최근 스페인의 한 거리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어바노는 20세에 보그 표지모델이 되는 등 유명 패션모델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를 추억하며 “나는 모든 잡지에 등장했고 모두에게 사랑 받았다. 20일 일하고 100만 달러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은 잭 니콜슨, 그 다음 날은 앤디워홀, 로만 폴란스키와 저녁을 먹기도 했다. 멜라니 그리피스, 돈 존슨, 사이먼 앤 가펑클과 파티도 했다”면서 “난 모든 걸 갖고 있었다. 마치 여왕 같이 살았다”는 이야기로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하지만 결혼 이후 그의 인생은 180도 뒤집혔다. 남편의 실패한 사업을 위해 전 재산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7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남편이 떠났고 남은 돈은 없었다. 한때 임시직으로 일을 한 적도 있지만 그 뒤로도 방황이 계속됐고 결국 집세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 어바노는 노숙자가 됐다.

3개월 전부터 그는 은행 로비에서 잠을 청하며 집 없는 삶을 이어오고 있다. 돈과 함께 주변 사람들도 모두 떠났고 우울증도 그를 괴롭히고 있다.


이 같은 사정에 과거 동료들도 충격에 빠졌다. 모델 일을 함께했던 루스 슐러(Ruth Schuler)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가 공주 수준이었다면 그는 여신이었다”고 말했다.


슐러를 비롯한 여러 동료들은 그의 재기를 위해 도움을 손길을 뻗고 있다. 전 모델 에르난도 에레라(Hernando Herrera)는 “그가 패션계에 줄 것이 많다”며 “그는 모델 뿐 아니라 컨퍼런스, 패션 강연 등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어바노를 가르치고 포토그래퍼나 에이전시들과 이야기해 그를 다시 일하게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슐러도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를 위한 고펀드미 기부 글도 게시됐다.


어바노 역시 삶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금은 (잠시) 천사 같은 친구 토니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힌 그는 “거기 정착할 순 없다”고 말했다.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얻은 두 명의 자녀도 어바노에게 삶의 의지를 불어넣어주는 이유다. 그는 성인이 된 자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손을 벌릴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짐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그는 “괜찮은 사람으로 회복해 아이들이 나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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