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할머니 위해..열두 살에 '앱' 만든 손녀

조회수 2019. 2. 5. 1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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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세로 고생하는 할머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따뜻한 손녀의 마음이 앱으로 탄생했습니다. 엠마 양(Emma Yang·15)은 열두 살이던 지난 2016년 만든 앱 덕분에 미국 과학기술 분야에서 주목 받는 20세 이하 청소년 열 명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엠마가 만든 치매환자 보조용 앱 ‘타임리스(Timeless)’는 단순하지만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잇습니다. 약속날짜를 잊지 않도록 알려주는 기능, 사람 이름을 알려주는 기능, 오늘 할 일들을 챙겨 주는 다이어리 기능이 그것입니다. 가족이나 요양보호사와 쉽게 연락할 수 있도록 빠른 연락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엠마 양은 2017년 TED강연에서 ‘앱을 발명하게 된 동기는 할머니에 대한 사랑’이라고 밝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가 제 생일과 아빠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셨어요. 우리 가족은 미국 뉴욕에 살고 있고 할머니는 홍콩에 계셔서 자주 찾아 뵐 수도 없어 안타까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금방 잊어버리고 잘 외우고 있던 전화번호나 주소도 잊어버려 혼란스러워하는 할머니를 보며 엠마 양은 멀리서도 할머니를 챙겨드릴 수 있는 기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 신분에 혼자서 앱을 개발하던 엠마 양의 사연이 알려지자 조언과 도움을 주겠다는 제안이 줄을 이었습니다. 엠마는 디자이너 릴리아 만드리노 씨,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니스 파루시니 씨와 함께 팀을 꾸렸습니다.

얼굴을 인식해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기능. 엠마의 얼굴을 찍으니 '엠마, 당신의 손녀'라는 알림이 뜬다.

그렇게 만들어진 타임리스 앱에는 사용자를 배려한 독특한 기능이 있는데요. 사용자가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한 번호로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 경우 “정말 이 사람에게 전화를 거시겠습니까?”라고 확인하는 팝업창이 뜹니다. 방금 전화했다는 사실을 잊은 채 반복해서 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얼굴을 보고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을 때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대상을 비추면 얼굴을 인식해 이름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열두 살에 처음으로 앱 개발을 시작한 엠마 양은 이제 열다섯 살이 됐습니다. 그는 최근 ‘타임리스’ 데모 버전 시연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정교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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