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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에 집적거리고 돈 던지는 진상 ‘손놈’ 유형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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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왕’이라는 말은 최근 환영 받지 못하는 것이 됐다. 자신이 돈을 주고 서비스나 물건을 구매하는 손님이라는 것을 빌미로 가게 종업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들에게 갑질을 하는 이들 때문이다. ‘손놈(손님+놈)’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진상 손님과 마주친 사연을 적은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는 위로와 손님을 질타하는 댓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나 밤낮으로 수많은 손님들이 오고가는 편의점은 ‘진상’ 출현의 대표적인 공간이다. 편의점 알바생들은 얼마나 황당한 갑질을 당하고 있을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진상 손님 고발 글 들을 기반으로 ‘편의점 손놈’들의 유형을 정리해봤다.

많은 알바생들은 반말을 ‘툭툭’ 내뱉는 손님들에게 상처를 받는다고 말했다. 무례한 반말로 일관하는 손님에게는 나오려던 친절마저 도로 쏙 들어간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반말하는 손님에게 반말로 응대한 알바’를 향해 “통쾌하다”는 반응이 쏟아졌을까. 


“‘야 라면 이거 밖에 없냐’고 물은 자신의 남편에게 ‘응 그거밖에 없어’라고 답한 알바생이 너무하다”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는 무개념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알바생을 칭찬해주고 싶다”, “부끄러운 것도 모르냐”며 게시자를 ‘진상’으로 진단했다.

반말을 툭툭 던지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돈이나 카드를 툭툭 던지는 손님도 있다. 이들은 알바생이 내민 손을 ‘굳이’ 무시하고 테이블 위로 돈을 던지곤 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많다. 한 편의점 알바생은 자신을 농락하듯 돈을 던진 손님이 있었다면서 “정말 기가 찼다. 나도 손님이 손을 내밀길래 건네주지 않고 바닥에 내려놨다”는 글을 적었다. 그러자 그 손님은 도리어 ’사람이 손을 내밀었으면 돈을 건네줘야 예의지!’라고 호통을 쳤다. 누리꾼들이 공분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물건을 사고 계산도 하기 전에 ‘먹어 치우는’ 손님들도 진상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병뚜껑을 따고 벌컥벌컥 마시면서 계산대로 걸어오거나, 비닐 포장을 죽 잡아 뜯으면서 계산을 요구한다. 알바생들은 이 손님이 개봉한 제품을 흘리지 않고 제대로 계산까지 끝마칠지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간혹 부모 손을 잡고 편의점에 온 아이들이 계산도 하지 않은 물건들의 포장을 뜯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아이보다 말리지 않는 부모들이 더 원망스럽다는 이들도 많다 .

출처동아일보DB, 게티이미지뱅크

간이 테이블이 비치된 편의점의 경우 편의점 앞에 앉아 술을 마시는 손님들이 많다. 이 경우 술에 취한 손님들이 “소주 한 병 가져오라”며 술집에서 술을 주문하듯 편의점 알바생을 부르기도 한다. 안줏거리를 산 뒤 “좀 데워오라”고 요구하는 것도 부지기수다. 편의점에서 술을 먹지 않더라도 계산대 앞에 가만히 서서 “냉장고에 있는 술 좀 꺼내오라”고 요구하는 손님들도 있다는 증언이다.


한 누리꾼은 “소주를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기에 마음에 들지 않지만 꺼내다 줬다. 그랬더니 ‘왜 참이슬이 아니냐’고 호통을 치고, 다시 참이슬을 가져다 줬더니 ‘빨간 뚜껑을 가져와야지 미련한 것아’라고 말하더라”는 경험담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건 빈도도 꽤 많은 진상”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이런 손님들은 대체로 뒷정리도 하지 않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 편의점 알바생들은 술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유흥가 인근 편의점에서는 취객의 성희롱이 알바생들을 괴롭힌다.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가 술에 취해 갓 스무살이 된 알바생에게 “사귀자”, “좋은데 가자”며 술주정을 했다는 이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취객이 아니더라도 일터에서의 원치 않는 ‘추파’는 알바생들을 괴롭게 한다. 익명의 20대 편의점 알바생은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가까이 다가와 ‘머리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하는 단골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디 산다, 학교는 어디 다니고, 나이가 몇 살이다’ 등 웃으며 얘기를 나눴는데 점점 받아들이기 힘든 말을 해서 곤란했다”며 성희롱 같은 말들을 일삼는 손님들 때문에 괴롭다는 것이다.


“경영주 입장에서 예쁘다고 집적거리는 손님들 때문에 알바가 일 그만두면 골치”라는 글을 쓴 편의점 점주도 있었다.

“알바생도 어느 집 귀한 자식”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면 손놈 없는 세상이 찾아올 수 있을까? 오늘도 그들은 갑질 없는 일터를 꿈꾼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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