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알바 30곳 지원했는데 붙은 곳은 달랑..
작년엔 지원자가 없었는데 올해는 지원자가 줄을 섰네요.
서울 강남구의 A당구장. 사장은 이번에 아르바이트 채용공고를 내고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공고를 낸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도 지원자가 5명이나 됐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1월 10, 11일 이틀에 걸쳐 청년 구직자 입장에서 아르바이트 구하기 체험을 해봤다. 체험을 한 송혜미 기자(27)는 대학시절부터 신문사 입사 직전까지 옷 가게, 카페, 펍 등에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
송 기자는 아르바이트 면접에서도 거의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30곳에 지원했는데 서류심사에 합격한 곳은 15곳에 그쳤다.
그중 2곳이 면접을 일방적으로 취소했고 13곳에서 면접을 봐서 겨우 4곳에 붙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당장 일하자”라는 얘기만 들었지만 이번엔 “이력서 두고 가면 연락하겠다”라는 주인이 많아 상실감을 맛봐야 했다.
면접 과정에서 만난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지원자가 최근 갑자기 늘었다”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옷 가게 주인은 “구직자가 일주일 만에 15명이나 된다”면서 이력서 뭉치를 꺼내 들었다.
채용자 급증의 가장 큰 이유로는 최저임금 급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저임금이 2017년 대비 16.4% 오른 지난해 1~9월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에 올라온 공고는 850만4642건으로 2017년보다 122만3450건이나 줄었다.
구직자가 넘쳐나면서 상대적으로 아르바이트 환경은 더 열악해지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력이 없으니 일을 할 거면 이틀은 무급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습기간을 보름이나 둔 서울 동작구의 카페 주인은 “수습기간을 왜 두느냐”는 질문에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렇지만 잘 맞지 않으면 해고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글은 동아일보 '잡이 안보인다… 알바 일자리 절벽'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