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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원 잃은 CEO가 얻은 씁쓸한 교훈

조회수 2019. 1. 22. 09: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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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우버' 차차의 실패 이후..

‘한국형 우버’ 차차크리에이션(차차). 차량공유 서비스 업계에서 ‘한국형’이라는 말은 ‘외국에선 되고 한국에선 안 되는’이라는 뜻을 갖습니다. 김성준 대표의 차차 역시 그랬습니다.


김 대표의 사업모델은 렌터카와 대리운전기사를 결합한 것입니다. 승용차로 영업을 할 수 없으니 렌터카를 이용하자는 구상이었죠. 대리기사 A가 자기 명의로 렌터카를 장기 대여한 뒤 고객이 차에 탑승하면 자동으로 렌터카의 대여자가 A가 아닌 고객이 되죠. A는 고객의 렌터카를 대신 운전해주는 대리기사로 신분이 바뀌는 방식입니다.


2017년 10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차차의 회원 수는 4만 명, 앱 다운 수는 10만 건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1년여가 흐른 2018년 7월, 국토교통부는 차차가 렌터카로 영업을 못 하게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대표는 “국토부가 처음엔 문제없다고 했다가 이제 와서 택시업계 눈치에 불허 결정을 내렸다”며 호소했지만 결국 차차의 자본금 30억 원은 사라져버렸습니다. 직원들도 모두 떠났고요.

출처: 차차크리에이션 홈페이지 갈무리
차차크리에이션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공지.

그러나 김 대표는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합니다. 사업모델이 너무 아깝다는 것입니다. 


첫 도전에서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뭐였던 것 같냐는 물음에 그는 택시업계를 껴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차차의 플랫폼을 택시조합에 개방해 카카오택시처럼 이용하게 하고, 택시기사를 차차가 직접 고용하는 길을 열어주는 식으로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한번 불허된 사업모델이 정부 문턱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지 물었습니다. 사실 김 대표는 회사를 시작하기 전에 사업모델을 조각조각 잘라서 국민신문고에 민원 형태로 한 건씩 질의해 회신을 받았다고 합니다. 정부에선 모두 합법이라고 했지만 한꺼번에 묶어서 질의한 적은 없었습니다. 정부 판단을 기다리다간 스타트업의 생명인 ‘속도’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죠.


그럼에도 끝내 정부가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동안 얻은 교훈은 ‘정부와 각을 세우면 안 된다’는 것”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두 번째 스타트업 도전에 나서는 김 대표는 한국에서 뭔가를 해보려면 경쟁자인 이해관계자를 껴안을 방법을 자기가 직접 찾아서 설득까지 해내고, 사업이 언제 가능할지 몰라도 묵묵히 참고 기다려야 하며, 설령 정부가 반대하거나 도와주지 않더라도 무조건 고분고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 번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 우리에게 씁쓸함을 남깁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고기정 경제부장의 <[오늘과 내일/고기정]‘한국형 우버’ 대표가 얻은 교훈>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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