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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살해한 환자… 의료진의 목숨은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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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환자를 진료하느라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진들이 이제는 ‘목숨’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018년 12월 31일 강북삼성병원에서 임세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진료 상담 중 환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임 교수는 이날 오후 5시 40분경 박모 씨(30)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을 수차례 찔려 사망했다.


병원 폐쇄회로(CC)TV에는 진료실에 들어간 지 15분 뒤, 준비한 흉기를 임 교수에게 휘두르는 용의자의 모습이 담겼다. 더구나 임 교수는 간호사 등 다른 의료진에게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피신했던 대피공간에서 뛰쳐나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 크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박 씨가 양극성 장애를 앓아왔다고 밝혔다.

SNS에 올라온 故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

사건 이후 의료계는 충격에 빠졌다. 1월 2일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공식 SNS를 통해 “여러분은 혹시 환자가 진료실에서 흉기를 꺼낸다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임 교수의 죽음을 애도하며 최근 자신이 진료했던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의 사례를 들었다. 그 환자는 함께 내원한 부모를 욕하며 때리는 등 진료 중에도 거친 언행을 보였고, 자신은 “과감히 보호자를 진료실 밖으로 내보내고 환자와 단둘이 이야기하면서 책상 끝 응급 벨의 위치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또 그는 환자에게 맞았던 경험은 꽤 있지만 “적어도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소명에 집중했고, 저 자신의 안위를 우선으로 고려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의사로서) 무섭고 두렵다”고 밝힌 그는 “환자와 둘만 있는 외래 진료실 안에서 환자가 흉기를 꺼내어 공격하는 상황이었다면 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응급벨을 눌렀다면 괜찮았을까? 내가 아닌 간호사나 직원들, 아니면 다른 환자들을 공격했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고 자문했다. 그러면서 ”안전하지 못한 우리나라 진료 환경에 한없이 무기력해진다”고 토로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홍보 이사도 “의료 기관 내에서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적인 제동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해 언급했다. 이 개정안은 응급실 응급의료종사자를 때릴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이사는 “(이 개정안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로 후환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는 의료진이 많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면서 “예방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후 처벌이라도 강화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응급실이 아닌 외래 진료실이나 수술실에서의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신과 환자들이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보다 특수성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정신질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도 강조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임 교수와 같은 피해 사례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임세원 법(法)’을 만들자는 움직임도 나온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이동우 정책연구소장은 3일 “지금 응급의료 상황에서의 폭력에 대한 건 입법이 완료가 돼있지만, 응급실 이외에 진료실이나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폭력방지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라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집대성 해 임세원 법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 역시 의료진이 처해있는 위험 상황에 공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 교수 사망 이후 의료 안전성 관련 청원과 용의자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임 교수 유가족 역시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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