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 女王' 추신수 아내 "마이너 시절 그리워".. 이유는?

조회수 2018. 12. 29. 1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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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의 ‘눈물 젖은 빵’을 먹다 당당한 메이저리거로 발돋움한 추신수(36·텍사스)의 성공 스토리에는 항상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그의 아내 하원미(35) 씨 입니다.


23일 가족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추신수, 하원미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의 성공과 2018년의 추신수에 대해.

올해 추신수 선수가 세운 가장 의미있는 기록은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과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입니다. 뜻밖에도 이 기록 뒤에는 ‘베트남 쌀국수’가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추신수 선수는 “나도, 동료 선수들도 쌀국수를 좋아해서 원래 선수단 식사에 베트남 쌀국수가 자주 나왔다. 그런데 기록이 이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쌀국수가 빠지지 않더라”며 “연속 경기 출루가 53경기째에서 끝난 뒤 몇몇 선수들이 ‘네 기록이 깨진 건 아쉽지만 더 이상 쌀국수를 안 먹어도 돼 기쁘기도 하다’고 말하더라”며 웃었습니다. 


올스타전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올스타전 출전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한 추신수 선수는 사실 아내에게 “올스타 휴식기에 푹 쉬고 여행이나 가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원미 씨는 달랐습니다. 출전 결정 소식을 듣기 전부터 “올해는 시즌 끝나고 쉬라”고 말했다는 하원미 씨는 “매년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올스타전을 꿈꿨다. 그런데 올해는 남편이 연속 경기 출루를 이어가면서 너무 잘하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더 욕심을 낸 것 같다. 한 달 전부터 (올스타전에 나가면 입을) 내 드레스와 아이들의 옷을 샀다. 혹시 탈락할 것에 대비해 가격표를 떼진 않았다. 반품을 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빅리그에서의 성공으로 추신수 선수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었습니다. 2013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457억 원)짜리 대형 계약을 했죠. 하지만 이 부부는 돈과 행복은 별개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추신수 선수는 “돈을 벌기 위해 야구를 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 단 한 타석이라도 메이저리그에 서는 게 꿈이었다. 메이저리거가 된 후엔 이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면서 “지금도 야구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행복하다. 언제든 야구장 가는 길이 즐겁지 않으면 미련 없이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선수입니다. 저녁 경기라도 오전 11시에는 야구장에 가는 게 습관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원미 씨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통장에 얼마가 있건 나는 그냥 애 키우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매일 애들 학교, 학원, 운동장 태워 보내고 밥해 주고 나면 하루가 바쁘게 간다. 도움 주는 사람을 고용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내 아이들에게 내가 맛있는 밥 해 먹이는 게 내겐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부부의 두 아들도 아빠를 따라 리틀리그에서 야구를 합니다. 야구선수의 가족으로 해온 내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셈입니다.

출처: 하원미 인스타그램

요즘도 두 사람은 힘들었던 마이너리그 시절을 떠올리곤 합니다. 추신수는 “살아가면서 힘들 때가 있다. 그러면 마이너리그 때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견뎌낸다”고 했습니다.


재미 있게도 하 씨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그는 “21세 때 남편만 믿고 미국에 왔다. 마이너리그 시절 다른 마이너리거 가족들과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 남편들이 원정을 떠나면 우리끼리 모여 야구도 보고, 영화도 봤다. 서로 옷을 바꿔 입기도 했다. 가난했지만 꿈이 있었다”고 당시를 추억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은 그때가 정말 힘들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미있는 시절이었다. 가끔씩은 다시 한번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이헌재 기자의 <“남편은 기겁하겠지만, 나는 ‘마이너 고생’ 그리워”>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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