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꼬박 일해 버는 돈 고작.." 치킨집 사장의 현실
조회수 2018. 12. 28. 11:10 수정
이경수 씨는 대전 대학가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올해 31세 ‘청년 사장님’입니다.
대학생 때부터 길거리 장사와 휴대전화 관련 사업을 해온 장사 감각 덕분일까요. 3년 전만 해도 치킨집은 꽤 잘됐습니다. 모 배달 업체로부터 우수 업소에 선정됐고 ‘우리 동네 맛집 순위’를 정하는 사이트에서 1위도 했습니다.
그런 이 씨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자영업자가 쓰는 최저임금과 자영업자의 현실’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치킨 한 마리를 팔아 남는 마진은 매출액에서 재료비 배달비 인건비 고정비를 뺀 돈입니다. 이 씨의 가게에서 치킨 한 마리 값은 1만4900원(배달 기준).
평균 이상 장사가 되는 점포를 기준으로 하루 47마리를 판다고 가정하면 하루 매출은 70만 원입니다. 여기에 육계(11호) 4350원을 포함한 각종 기름, 콜라, 치킨무, 소스, 포장용기 등 재료비(6750원)와 배달비(평균 3300원)를 제하면 한 마리당 4900원씩 총 23만 원이 남습니다.
여기에 내년 최저임금(8350원)을 적용해 하루 14시간 기준 아르바이트생 인건비(11만6900원)를 빼면 약 11만5000원이 남습니다. 또 월세 88만 원의 하루치(약 3만 원)를 빼면 약 8만5000원, 여기에 전기료, 가스료, 공동관리비, 인터넷, 정수기 등 기타 고정비의 하루치(약 3만5000원)를 빼면 5만 원이 남게 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각종 배달 업체에 나가는 광고비가 하루 평균 2만5000원. 결국 사장 손에는 하루 2만5000원이 쥐어지는 셈입니다.
결국 이 씨는 점장과 매니저, 알바를 해고했습니다. 그 대신 엄마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동생이 주방에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일은 밀리고 서빙과 배달이 늦어지니 고객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인터넷에는 “최저임금도 지급 못하면 폐업해라” “네 능력을 탓해라”는 자영업자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넘칩니다.
이 씨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알바에 최저임금은 물론 담뱃값까지 쥐여줄 여유가 있었다”며 “아직 젊고 혼자인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퇴직금으로 창업한 가장은 어떡하느냐”고 말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치킨집 사장의 현실입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염희진 기자의 <[뉴스룸/염희진]어느 치킨집 청년 사장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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