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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략회의에 ‘CIA 스파이 매뉴얼’ 등장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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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결정이 필요할 때 회의만 소집하고, 정작 회의에선 의제와 상관 없는 ‘무용담’을 늘어놓고, ‘실패하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느냐’는 말로 공포심을 조성하는 것.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조직을 망가뜨리는 공작 지침’이 삼성전자 회의 테이블에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월 17일부터 나흘간 진행한 글로벌전략회의에서 CIA 스파이들을 위한 방해공작지침에 대해 언급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소비자가전 부문 전략회의에서 2019년도 경영전략에 대해 발표한 후 짧은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의 내용은 앞서 언급한 CIA의 매뉴얼. 정확하게는 CIA의 전신인 미국 전략정보국(OSS)이 1944년 발간한 ‘간단한 방해공작 현장 매뉴얼(Simple Sabotage Field Manual:Strategic Services)’이다. 지난 2008년 기밀 문건에서 해제돼 세상에 공개되며 한차례 큰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해당 매뉴얼에는 적국 조직에 침투한 요원(스파이)들이 어떻게 조직을 와해시키고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려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조직 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에 자주 회의를 열자고 요구할 것 △회의에서는 무용담 등 의제와 무관한 이야기를 할 것 △좋은 아이디어에는 ‘단어 정확성’ 등으로 꼬투리를 잡을 것 △‘실패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면서 공포감을 조성할 것 △‘당신 회사에서 차별 받는 것 같다’는 말로 우수한 직원을 이간질할 것 등 내용이 그것이다.

그 밖에 보고서에 글씨를 부정확하게 쓰거나 상사의 지시를 어물쩍 넘기고 업무를 질질 끄는 등 ‘멍청한 척 행동하라’는 지침, 서류작업을 최대한 많이 시키고 자기만 알고 있는 업무 요령은 공유하지 않는 등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라’는 내용 등도 담겼다.

이미 74년 전에 발간된 매뉴얼이지만 지금 우리 조직 내에도 있을 법한 무능한 동료나 부하, 상사의 모습이 덧그려진다. 삼성전자 전략회의에서도 ‘스파이의 모습이 무능한 직장인과 닮았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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