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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인 지치게 하는 질문 “회사 다닐 때보다 잘 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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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기업 대표 두 명을 만났습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물으니 두 대표는 별 망설임도 없이 비슷한 답을 내놨습니다. 한 명은 “웬만하면 시작하지 말라”고 했고 다른 한 명은 “주변에서 창업하겠다면 말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출처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농업, 자동차, 애프터마켓, 로봇, 앱 개발, 전자상거래 등 최근 몇 년 간 만나 본 다양한 분야 창업인들이 대부분 그랬습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창업을 권하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기자가 만나는 창업인 정도라면 그래도 성공 가능성이 큰 편인데도 그랬습니다. 한 창업인은 “창업하고 나니 그동안 몰랐던 나 자신의 밑바닥을 보게 됐다. 창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심리 상담을 통해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아는 기회를 갖길 권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서 성공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한국을 창업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합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소위 깨어 있는 어른들도 ‘청년들이여, 대기업과 공무원에 목매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한입에 먹기 편한 꼬마감자로 창업에 나선 28세 청년 두 명은 재료 수급을 위해 찾아간 감자 농가에서 “어린애들이 뭘 하겠느냐”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야 했습니다. 


프랑스의 스타트업 허브로 불리는 파리 스테이션F에서 만난 한국인 청년도 “한국에선 창업 자체는 쉽다. 문제는 그게 다라는 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창업한 지 1년 갓 넘긴 앱 개발 기업이 자금을 마련하려 금융회사에 찾아가면 매출 실적부터 요구합니다. 앱 개발이라는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과거 중소기업 공장에 적용하던 기준을 들이대는 것입니다.

출처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성공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돈’ 이라는 것도 창업인들의 어깨를 처지게 만듭니다. 대기업을 퇴사하고 스타트업을 세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회사 다닐 때보다 많이 버느냐”는 것입니다. 질문의 이면에는 ‘그 좋은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갔으면 돈을 훨씬 많이 더 벌어야지’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돈을 덜 벌면 실패, 더 벌면 성공이라는 시선 속에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하던 창업인들도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진정 창업을 장려하는 사회가 되려면 우리 삶 속의 실제 문화가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에 관대한 문화로 말입니다. 


‘웬만하면 창업하지 말라’던 대표에게 재차 조언 좀 해 달라고 조르니 그는 “일단 긍정적 마인드가 중요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에는 부디 많은 창업인들의 인내가 결실을 맺길 기대해 봅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한우신 기자의 ‘창업하지 말라는 창업인들’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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