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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덴싱 아빠' 부러워 '쌀빨대' 개발한 아빠

조회수 2018. 12. 20. 16: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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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바다거북 코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빼내는 영상이 큰 충격을 안겼다. 거북의 코에서는 피가 줄줄 흘렀다. 해당 영상은 지금까지도 여러 매체에서 다뤄지면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출처: 유튜브 캡처

플라스틱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500년 이상. 그런데 미국에서만 하루 5억 개의 빨대가 소비되는 등 사용량이 상당하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불안감이 고조되자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퇴출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에서도 업계 1위 스타벅스코리아가 ‘종이 빨대’를 보급하는 등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연지곤지 김광필 대표(41)가 개발한 ‘쌀 빨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쌀과 타피오카를 배합해 식용이 가능한 빨대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미국, 대만, 홍콩 등 약 15개국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면서 “국내에도 유명 호텔과 카페 등 500개 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쌀 빨대 1개 가격은 35원 내외로 플라스틱 빨대 보다 3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 이를 선택하고 있다.


김 대표는 “100일 정도면 자연에서 분해된다”면서 “언젠가 한 번은 양파망에 넣어서 바다에 넣어놨는데 8일 만에 분해되더라”라고 말했다.

출처: 유튜브 '강유미 yumi kang좋아서 하는 채널' 캡처

실제로 개그맨 강유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쌀빨대로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영상을 올린 바 있다. 


이외에도 인스타그램에는 쌀빨대로 만든 쫄면, 라볶이 등이 올라와 있다.

신발 업체 사장님이 웬 ‘빨대 개발?”
출처: 김광필 대표

김 대표는 2009년부터 부모님이 운영하던 신발 도매업체 ‘연지곤지’를 도맡아 운영했다. 평소 개발과 특허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레인부츠 등을 개발해 히트상품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은 신발에서 멈추지 않았다.


해외에서 해조류를 이용해 컵을 만들었다는 기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6년 ‘쌀 빨대’ 개발에 들어갔다. 그는 “쌀로만 만들려고 하다 보니 흐물흐물해지고 완성도가 없었다. 그래서 타피오카를 섞어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에서 쌀빨대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에만 60여명의 직원이 있다.


김 대표는 "쌀로 만든 빨대는 직사광선을 받거나 스콜이 발생하면 깨지기 쉽다”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밝혔다.


그는 완성된 제품이 나오기까지 120개 배합을 시도했다고 밝히면서 “연구를 하며 버린 재료만 2억 5000만 원어치”라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어렵고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환경오염 관련 뉴스를 자주 접하면서 사명감이 생겼다.

이젠 콘덴싱 아빠 안 부러워요
출처: 경동나비엔 CF 캡처

몇 달 전 경동나비엔의 광고 ‘콘덴싱이 옳았다-우리 아빠는요’ 편이 화제를 모았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의 주범을 줄인다는 콘텐싱보일러를 소개하는 광고이다. 아들이 유치원 선생님에게 “(우리 아빠) 콘덴싱 만들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은 것.


김 대표는 “콘덴싱 광고를 보며 많이 부러웠다. 나도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 지금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일기장에 ‘아빠가 먹는 빨대를 개발했는데 멋지다’고 적었더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배합 실패로 포기를 하고 싶을 때마다 그를 자극하는 건 아들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방송반 어린이 기자에게 전화도 왔다. 어린이 기자는 김 대표에게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냐”라고 물어봤다. 김 대표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더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더 개발해서 기여하고 싶다”면서 “빨대 외에도 쌀로 만든 스푼, 포크 등도 개발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쌀 빨대를 24시간 동안 물에 담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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