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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님, ㅇㅇ씨'가 더 편해요"..대학가 휩쓴 '호칭' 대혼란

조회수 2019. 7. 24. 10: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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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Bank

군대에서 갓 제대한 14학번 A씨는 후배들과의 조별과제에서 호칭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결국, 여자 동기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선후배 간에 ㅇㅇ씨라고 부르는 거 유행이야?”라고 말입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요즘 애들은 그게 편하대. 너도 그렇게 불러” 였습니다. A씨가 군대 가기 전까지만 해도 분명 ‘형, 누나, 오빠, 언니 혹은 선배님’이라고 서로를 불렀는데, 고작 1-2년 사이에 분위기가 확 바뀐 겁니다.

출처: @C대학 박모양의 카톡

교양수업에서 팀프로젝트를 할 경우엔 ㅇㅇ씨, ㅇㅇ님이라고 부르고 상호 존대를 하는 게 일반적이긴 합니다. 학번에 구애받지 않고 섞여있을 뿐만 아니라 학과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같은 과 내에서조차 ㅇㅇ씨라 부르고 있어 재학생들의 이견이 갈립니다.

ㅇㅇ씨라고 부르는 분위기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학생들은 호칭이 ‘수평적 문화’를 조성한다고 말합니다. 후배가 일방적으로 선배를 높이는 게 아닌 상호 ㅇㅇ씨 호칭을 사용해 학번제, 나이제가 무의미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학번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당연시 되어온 ‘꼰대짓’도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계 문화가 점점 깨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이나 학번 등 뭔가 따지는 것 자체가 싫으니까 굳이 묻지 않고 서로 'OO씨'라고 존대하는 것 같다"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사적인 부분을 공개하기 꺼려 하고 서로 궁금해하지도 않는 성향이 있는데 이 영역에 나이와 학번도 포함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반면, 호칭이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 불편하다고 토로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가령, 같은 학과 안에서 여섯 학번 혹은 그 이상 차이 나는 후배가 아무렇지 않게 “ㅇㅇ씨는 이 부분 좀 맡아주세요”라고 할 땐 어떤 반응을 취해야 할지 선배로서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자칫 이 부분을 버릇없다고 이야기했다가는 ‘신종꼰대’ 취급을 받기 때문입니다. 15학번 B씨는 “후배와 친해지고 싶어도 호칭 때문에 조심스러워져 다가가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과 활동보다는 개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호칭’까지 변화하자 학교생활에 정을 느낄 수 없게 된 겁니다.

“같은 성인끼리 호칭에 민감할 필요 없다”고 보는 입장과 “대학생활이 점점 더 각박해진다”고 보는 입장,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공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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