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라멘 끓이다 미슐랭 가이드에 올라간 중고차 딜러

조회수 2018. 12. 8. 1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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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진정한 덕업일치

생각만 해도 신이 나는 취미가 있나요? ‘진심으로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본 돗토리 현에서 조그마한 중고 자동차 매매업체를 운영하는 요시다 카츠미(吉田克己·53)씨에게는 라면이 바로 그 취미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라면을 깊이 탐구하던 그는 최근 미슐랭 가이드 일본편에 실리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출처: 사진=아사히신문 유튜브 영상 캡처

2001년 결혼 뒤 직접 중고차 거래업체 ‘핫 에어(ホット・エアー)’를 차린 요시다 씨.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소문난 라멘 맛집을 찾아 다니고 직접 만들어도 보는 등 그야말로 ‘라멘 덕후’로서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요리 열정에 불이 붙은 그는 2012년 보건소 허가를 얻고 설비를 갖춘 뒤 직접 만든 라면을 가게에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간판은 비록 ‘핫 에어’ 그대로였지만 나름 구색이 갖춰진 라멘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고차 판매업자와 라멘집 사장님을 겸업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라면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하루에 한 그릇도 못 파는 나날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시다 씨는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재료만을 사용해서 라멘을 만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출처: 사진=아사히신문 유튜브 영상 캡처

그는 지난 2016년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입맛이 까다로워 화학조미료 맛에 예민했다. 게다가 아이가 태어나고 집에서 이런저런 요리를 하다 보니 식품 첨가물이 더 걱정되기 시작해 라멘도 천연재료로만 맛을 내기로 했다”며 중고차 매매업보다는 라면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요리 과정과 사용한 재료 양을 꼼꼼히 메모해 다양한 육수를 만드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소금간도 0.1그램 단위로 맞추고 온도도 1도씩 조절해 가며 ‘완벽한 한 그릇’을 고집했습니다. 한 번 들러 맛을 본 동네 사람들이 점점 주위에 입소문을 내자 요시다 씨의 라멘가게는 나날이 흥해 현지 맛집으로 꼽히게 됐습니다.

출처: 사진=아사히신문 유튜브 영상 캡처
출처: 사진=요시다 카츠미 씨 페이스북

2018년 2월, 드디어 현지 맛집에서 전국구급 맛집으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평소 찾아오는 손님들과는 달리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남성 손님이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가게를 꼼꼼히 둘러보더니 영업이 끝난 뒤 취재를 해도 되겠냐고 부탁했습니다. 알고 보니 양복 손님은 미슐랭(미쉐린)에서 나온 사람이었습니다.

요시다 씨의 가게는 10월 발매된 ‘미슐랭 가이드 교토·오사카·돗토리 2019’ 빕 구르망(합리적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편에 실렸습니다.


요시다 씨는 “별점 8점을 받아 돗토리 현 내 유일한 빕구르망 식당으로 소개됐다. 우리 현은 인구도 적은데, 내 가게가 미슐랭 가이드에 실리게 되다니 기적 같다”고 기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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