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이센스 프로듀서→'뽕짝' 전도사.. "세련 강박 벗어"
아이돌그룹 NCT127, 래퍼 이센스의 노래를 만들고 이태원에서 핫한 DJ로 활동하던 ‘250’(본명 이호형·36)가 ‘뽕짝’ 전도사가 됐습니다.
요즘 말로 ‘힙’의 결정체일 것만 같은 그의 작업실에는 뜻밖에도 고속도로 휴게소용 뽕짝 CD들이 즐비합니다.
첨단을 달리던 그가 뽕짝에 빠진 것은 4년 전 소속사 ‘바나’ 측에서 제안한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뽕’을 콘셉트로 앨범 제작, 어때요?
그는 “외국 것이 더 멋지다는 ‘세련 강박’을 벗고 나의 내면에 집중해봤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와 안면도에 칩거하며 ‘뽕 캠프’를 열어 음악에 전념해보기도 했고, 전국을 누비며 ‘뽕 찾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유튜브에 ‘뽕을 찾아서’라는 다큐멘터리도 연재하고 있고요.
하지만 뽕짝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던 듯 합니다.
250은 “뽕짝과 비(非)뽕짝 사이의 줄다리기라고 말 해야 할까. 최근 1년간은 정말 뽕짝만 들었다. 뽕짝 제작은 식은 죽 먹기일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4년 수련 끝에 뽕의 정수에 어느 정도 근접했다”고 말하는 250은 최근 싱글 ‘이창’을 발매하며 첫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이박사의 추임새 ‘좋아좋아좋아’를 샘플링한 뒤 그 음높이를 기반으로 반주와 선율을 쌓았습니다.
이어 “내년 초에 ‘뽕’이란 제목의 제1집 음반을 내놓을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3년 전에 끝났어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고뇌하다 4년이 훌쩍 갔다”는 말과 함께요.
뽕의 정수는 슬픔입니다. 거기 더해진 허탈한 공간감과 속도감….
250은 “케이팝 아이돌에서도 뽕을 본다”고 말합니다.
“시작했으니 절정까지 가줘야만 하는 그 감정의 등고선들…. 뽕짝을 2019년에 갖다 꽂으면 어떤 모습일까” 자문하는 그는 “농담처럼 시작한 탐구가 이제 그 답에 근접한 것 같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예고했습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임희윤 기자의 <“첨단 힙합 좇던 내가 뽕짝에 푹 빠졌어요”>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