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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원이 대표에게 "이거 한 번 봐".. 반말 쓰는 기업

조회수 2018. 11. 16. 1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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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서 한번 봐. 어떤 게 좋겠어?
─20대 직원
두 번째 걸로 해보자!
─32세 회사 대표

회식자리 야자타임이 아닙니다. 사무실, 업무 시간 내에 오고 가는 직원과 회사 대표의 대화입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사무실을 둔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업체 라프텔에서는 13명의 직원이 모두 ‘반말’을 씁니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도 직급이나 이름이 아닌 ‘닉네임’입니다.

출처: 동아일보DB
라프텔의 김범준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직원끼리 서로 반말을 사용하는 파격적인 조직문화를 도입하는 스타트업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존댓말에서 나오는 수직적 소통을 깨뜨리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실험입니다. 직급 없이 ‘~님’으로 서로를 부르는 대기업의 호칭 실험보다도 더 나아간 것이죠.


세이클럽, B612 등 유명 IT서비스를 개발해 ‘슈퍼 개발자’로 불리는 남세동 대표가 세운 딥러닝 기업 ‘보이저엑스’도 11월 한 달간 모든 임직원이 서로 반말을 쓰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디넥스트’는 올 1월 창립 때부터,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업체 ‘텀블벅’도 2015년부터 이런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김범준 라프텔 대표는 “존댓말의 경우 ‘상급자가 하급자를 배려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데다 같은 존댓말이라도 상대에 따라 높낮이가 다르다”며 “반말은 높낮이가 아예 사라진다”고 설명했습니. ‘밥 먹었어요?’와 ‘식사하셨습니까?’의 차이 같은 것 말이죠.

기업들의 이러한 ‘반말 실험’에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존재합니다. △필터링 없이 나오는 ‘생생한’ 생각들을 전할 수 있고 △“왜?”라는 반문이 자연스러워지고 △위계질서 보다 실력에 주목하게 되며 △같은 시간동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수직적 구조에서 나오는 빠른 의사결정은 힘들고 △서로를 너무 편하게 여겨 배려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반말 문화에 대한 구성원의 반감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한 IT기업 관계자는 “신선한 실험임에는 틀림없지만 직장 외에도 학교 등으로 상하관계가 얽혀 있고, 부모 자식뻘 나이 차가 나는 경우가 많은 대규모 조직에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실험들이 기업 조직문화가 나아갈 어떤 새 길을 제시해 줄지 궁금합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황태호 기자의 <일부 스타트업 “모든 임직원 반말 사용”… 새로운 조직문화 실험>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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