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동거인 구함' 올렸더니.."
‘지(반지하)·옥(옥탑방)·고(고시원)’
요즘 청년들의 주거 환경을 대변하는 말이다.
전·월세난으로 직장인, 대학생 등 1인 가구가 새로운 주거 문화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특히 모르는 사람들이 월세를 분담하면서 한 집에 함께 거주하는 ‘셰어하우스’가 인기다.
셰어하우스에서 입주자들은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을 함께 사용하고 방은 각자 쓴다. 조금 큰 방은 두 명이 함께 쓰기도 한다. 적은 비용으로 비교적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SNS에 ‘동거인 구함’ 올렸더니…”
서울시내 모 대학교 4학년 김민경(여·24·서울 안암동) 씨는 올해 초 학교 근처 빌라를 2명의 또래 여성과 함께 빌려서 살고 있다. 이 빌라엔 3개의 방이 있어 김씨 등은 각자 자기 방을 갖는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82만 원은 세 명이 나눠 부담한다. 한 사람당 월 22만~32만 원에 넓고 쾌적한 빌라를 함께 쓰는 것이라 만족스럽다고 한다.
“자취하려고 집을 알아보던 중에 이 집을 알게 됐는데요. 방이 3개고 넓은 편이어서 마음에 들었지만 보증금과 월세가 부담이 됐어요. SNS에 ‘하우스메이트(동거인)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더니 금방 연락이 오더라고요.”
김씨와 하우스메이트들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이지만 전공도 다르고 학번도 다르다. 이들은 날짜를 정해 함께 야식을 먹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와인을 사와 함께 마실 정도로 돈독하다.
김 씨처럼 직접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셰어하우스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입주하는 사람도 많다.
어지럽히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셰어하우스 생활이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다.
이가영(여·18·안양시 평촌동) 씨는 올해 초부터 방 3개가 있는 30평대 아파트 셰어하우스에서 5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살다가 9월에 이 아파트에서 나와 자취를 시작했다.
이 씨는 “어지럽히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어 피곤했다. 집안일을 자율적으로 함께 하는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9%에 달한다. 청년 1인 가구는 지난해보다 6만2000가구, 11%가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셰어하우스가 청년들의 주거난을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업 컨설팅 회사인 알토란벤처스코리아의 김진호 대표는 “1인 가구는 늘지만 넓고 쾌적한 주택은 부족하다. 셰어하우스는 5년 내 보편적 주거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글은 신동아 '젊은 층 주거 문화 대세'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