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입니다" 구순 맞이한 이용수 할머니
I am a survivor of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가 올해로 구순 생신을 맞이했습니다. 생존 위안부 할머니가 27명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 잔치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할머니는 16세 때인 1944년, 일본군에 강제 동원되었고 대만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습니다. 다행히 1945년 광복과 동시에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1993년에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하면서부터 매주 열리는 수요 집회에 20년 넘게 참석해왔습니다. 누구보다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데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속 한 장면이 보여주듯 2007년 7월 미국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앞두고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국제 사회에 일본의 만행을 알렸습니다. 그녀의 눈물 젖은 호소가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에 대한 공감대를 전 세계적으로 넓혔습니다.
내 나이 이제 90세입니다. 안 많습니다
지난 11월 9일 대구 남구 프린스호텔 별관에서 열린 구순 잔치에서 당차게 밝힌 소감입니다. 지금까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전선에서 맞서 왔고, 그녀는 여전히 건재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 인권과 위안부 피해 내용을 알리기 위해 또 한 번 도약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인 지난 10월 30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 승소를 확정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재판도 재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징용과는 달리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소송이다 보니 국제법과 ‘헤이그 송달협약’으로 인해 진척 속도가 더딥니다. 전문가들 역시 위안부 문제 재판만큼은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송달: 소송법상 당사자 기타 이해관계인에게 소송관계 서류의 내용을 알리기 위하여 법원이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서면을 보내는 형식적 행위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이용수 할머니 역을 맡은 배우 나문희는 청문회에서 이렇게 울부짖습니다.
I am Sorry, 그 한마디가 그렇게 어렵나
구순을 맞이한 이용수 할머님을 비롯해 살아 계신 26명의 할머님들께서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는 그날까지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동아일보 기사 <“이제 90세…여성 평화 위해 뛰기 딱 좋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