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빨리 안 그만둔 것 후회".. 아이돌 이후의 삶

조회수 2018. 10. 31. 16: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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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꿈과 커리어에서 성공만을 거두긴 쉽지 않다. 때로는 작은 실패, 또 커다란 위기를 겪는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나 프리랜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아이돌 가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28일 방송된 ‘SBS스페셜 아이돌이 사는 세상-무대가 끝나고’는 바로 이런 이면에 대해 조명했다. 한때 성공했던, 혹은 성공하고 싶었던 그들은 ‘아이돌 그룹 멤버’라는 ‘직업’을 벗어난 이후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방송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건 7년간 걸그룹 스텔라 멤버로 활동하다 지금 카페를 운영하며 이력서를 돌리고 있는 김가영 씨의 이야기였다.

스텔라는 음원 사이트 1위나 공중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 같은 성과를 거둔 그룹은 아니다. 하지만 ‘19금’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파격 섹시 콘셉트로 이름을 알렸다.

사실 이름을 알린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김가영 씨 역시 “한달에 생기는 아이돌 팀이 100팀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 중에 저희가 아는 그룹은 극히 일부다. 또 하루에 음악방송에 설 수 있는 팀은 열 몇 팀 정도”라고 말했다.

출처: ‘SBS 스페셜’ 방송 화면
그룹 스텔라 출신의 김가영.

하지만 활동은 쉽지 않았다.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파격적인 섹시 콘셉트는 그에게 쉽지 않았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한번도 살면서 그런 이미지로 비춰진 적이 없었는데 그 노래 하나로 그런 사람이 됐다. 살면서 절대 들어볼 일이 없었던 심한 욕들도 많이 들었다”는 그는 당시 걸레 그룹이라는 욕설도 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섹시 콘셉트로 이름을 알린 뒤 하고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건 순수한 생각이었다. 현실은 꿈꾸던 것보다 모질었다. 김가영 씨는 “반응이 없다가 또 자극적인 노래를 하니까 반응이 좋았다. 그럴 때 조금 슬펐다”고 말했다.

앞서 설명한대로 지난해 8월 그룹을 탈퇴한 뒤 김가영 씨는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꿈꾸던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그는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직업이자 삶이 주는 또다른 행복 덕분일까.

물론 또다른 꿈을 위한 도전도 계속 진행 중이다. 틈틈이 이력서를 돌리며 연기자라는 직업을 꿈꾸고 있다. “100번 시도, 연락은 두 번”이라는 신통치 않은 확률이지만 그는 한 두 번의 실패에 포기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 날 방송에는 김가영 씨 외에도 많은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출연해 아이돌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출처: ‘SBS 스페셜’ 방송 화면
H.O.T.의 토니.

가장 성공한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인 H.O.T.의 토니 씨는 “아이돌의 삶은 마라톤”이라며 “조급해 하지 말고 자기 페이스대로 성실하게 하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고 말했다. 더불어 “1등이 아니라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_SBS: “계좌이체해본 적 없었어요” 엠블랙 출신 천둥, 생소한 경험들

그룹 엠블랙을 떠나 1인 기획사로 활동 중인 천둥 씨 역시 “솔직히 행복지수로 말하면 지금이 더 행복한 것 같다”고 비슷한 조언을 했다. 아이돌 커리어에서의 성공만이 행복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출처: ‘SBS 스페셜’ 방송 화면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했던 쇼호스트 장성민.

아이돌을 포기하고 쇼호스트라는 제 2의 직업을 택한 장성민 씨는 “내가 엄청나게 많은 재능이 있고 회사의 기획력이 있고 운까지 따라준다고 해도 아이돌의 성공은 될까 말까 한 일”이라며 “한 단계만 더 올라가면 뭔가 될 것 같은 기대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이돌을 그만 둔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더 빨리 포기하지 못했던 것”이라는 장성민 씨는 아이돌로의 성공은 실패했지만 그 실패 뒤편에서 또다른 커리어와 꿈을 찾아낸 듯 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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