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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대신 ‘두리모’ 어때요?” 따뜻한 세상 위해 뭉친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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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악세사리를 판매한 수익으로 미혼모를 후원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사회공헌 동아리 ‘누리봄’이다.


이들은 사회 문제를 개선해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는 목표로 뭉치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문제들 중 왜 미혼모 문제를 먼저 다루기로 했을까? 누리봄 동아리의 김재원(23·한국외대), 임예원(23·숙명여대), 전소윤(22·경희대) 학생을 만나보았다.

왼쪽부터 임예원, 김재원, 전소윤. 사진: 누리봄 제공

- 미혼모 후원 펀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청와대 사이트에서 ‘히트 앤드 런 방지법’(미혼모가 생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법) 청원을 발견했다. 당시 약 20만 명이 청원을 한 상태였다. 많은 분들이 두리모(미혼모)의 경제적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팀도 두리모 분들의 상황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후원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렇게 첫 번째 프로젝트를 정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를 회의하고 있는 시점으로부터 한 달 뒤는 가정의 달인 5월이었다. 그래서 가정의 달만큼은 두리모 분들이 아이와 따뜻하게 한 달을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 미혼모 대신 ‘두리모’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당사자가 원치 않는 게 가장 크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미혼모 보호시설에 직접 방문해 미혼모 분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보호 시설의 후원담당자 분께서 인터뷰 전에 몇 가지 당부사항을 말씀해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엄마들이 ‘미혼모’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미혼모라는 단어 사용을 피했다.

홍대입구역에서 ‘두리모’라는 단어의 뜻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진: 누리봄 제공.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컸다. 인터뷰 후에 ‘미혼모’ 대신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 지 고민했다. 미혼모라는 단어를 풀면 ‘결혼을 하지 않은 엄마’라는 뜻이지만 결혼한 엄마를 ‘혼모’라고 부르진 않는다. 결혼을 통해 자녀를 가진 여성은 온전히 ‘엄마’라 불린다. 결국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결혼이 기본적이라고 보는 거다. 이 분들이 능력이 부족해서 결혼을 못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석해서도 안 된다. ‘두리모’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강하고 둥근 마음을 갖고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직까지 ‘미혼모’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분들이 많다. 두리모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경제적인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사회의 인식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두리모’라는 단어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누리봄의 펀딩 프로젝트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무려 목표 금액의 2561% 달성하며 성황리에 마쳤고 현재까지 진행 중인 두 번째 프로젝트 역시 목표 금액을 한참 전에 뛰어넘었다.


-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후원해주실 줄 알았나?


“처음에는 얼떨떨했다. 뿌듯한 마음이 컸고 한 편으로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두리모 문제에 관심을 갖고 후원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싶었다. 첫 번째 프로젝트이기도 해서 많이 서툴렀지만 최선을 다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979명의 후원자 분들이 함께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지와 팔찌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생필품을 구매하여 두리모 보호 기관에 전달했다. 사진: 누리봄 제공.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너무 많았는데.(웃음) 우선 팀원들이 다 다른 학교에 다녀서 일정을 자주 조율해야 했다. 아직까지 우리만의 공간을 마련할 만큼 동아리 규모가 크지 않아서 장소 섭외가 가장 어려웠다. 포장 작업을 할 때에는 다른 동아리 방을 사용하거나 카페에서 주로 진행했다. 팔찌 포장 같은 경우에는 소수의 인원이 대략 1000개의 팔찌를 포장하다 보니 동아리 방에서 8시간까지도 작업을 했던 적이 있었다. 다음 날 팀원들이 허리가 아파서 끙끙 앓았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는 두리모 보호 기관에서 인터뷰도 허락 받지 못했다. 그곳에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후원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약속대로 후원을 하지 않거나 ‘후원했다’라는 간판만을 챙겨갈 뿐 진정성 없는 후원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 저희도 그렇게 바라보셨던 것 같다.“


- 어떻게 기관의 마음을 돌렸나?


“역시 신뢰였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연락드리고 조언을 구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후원금 전달에 그치지 않고 직접 방문해 봉사도 하면서 끝까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두 번째 펀딩 프로젝트도 단발성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처음보다 큰 신뢰를 받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화장지, 물티슈, 세제 등 후원금으로 구입한 물품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텀블벅 홈페이지.

- 보람도 컸을 것 같다.


“후원금 전달을 위해 보호 기관을 다시 방문 했을 때가 가장 뿌듯했다. 인터뷰를 해주셨던 두리모 분들도 감사해하고 순진한 아이들은 선물을 받는다는 걸 아는지 얼굴에 연신 미소를 보였다. 참 귀여웠다."

"후원자분들도 큰 보람을 느끼셨다고 했다.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따로 후원하고 싶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개인 SNS계정에 후원을 인증하며 프로젝트에 동참해주시고 따뜻한 응원의 한 마디를 해주셨을 때 없던 힘도 났던 것 같다.


두리모분들도 후원 금액보다는 979명이나 되는 후원자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대해 감동했다고 한다. 훗날 본인도 다른 두리모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거라고 말했다. 우리에게도 감사 표현을 하셨지만 과분하다. 세상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고 우리는 그 분들의 마음을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한 것뿐이다.”

- 사회 문제 개선이라는 처음 목표는 달성했다고 생각하나?


“아직. 중요한 건 자립이다. 두리모 문제를 해결하려면 궁극적으로는 그 분들이 스스로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다.


한 두리모는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저녁 8시에 퇴근을 했는데 이마저도 일찍 퇴근한 날이라고 했다. 대부분이 비정규직에 박봉이다. 그 분들은 젊은 나이인데도 생업과 육아로 직업 경쟁력을 갖추기도,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워보였다. 


그리고 보호기관이라고 해서 평생을 보호해주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주기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정도라고 한다. 후원하고 있는 두리모 보호 시설 같은 경우에는 그 주기가 2년이다. 2년 후에 살 집을 구하지 못한다면 또 다시 다른 보호기관을 전전해야 하는 실정이다.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서 생긴 여윳돈으로 조금이나마 공부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어떤 두리모분은 우리가 기관에 봉사활동을 가서 아이들과 놀아드리는 시간 동안 제빵 교육을 받으면서 미래를 준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부 마라톤이나 옥외광고를 활용한 후원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이번 펀딩 프로젝트도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긴 여정의 작은 발걸음으로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노력하겠다.“


기획·제작 김나래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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