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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강력범죄 수사관→소설가… 인생 3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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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청의 강력 범죄 전담 수사관 제니 롱느뷔(44)는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습니다. 거리에 버려졌지만 스웨덴 소도시 보덴의 마음씨 좋은 부부에게 입양될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춤을 잘 췄던 그는 15세에 댄서로 데뷔해 걸그룹 ‘코스모4’ 멤버가 됐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에스토니아 콘서트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제니 롱즈뷔가 활동했던 ‘코스모4’의 앨범 자켓.

걸그룹 생활은 화려했지만 지적 호기심을 누를 수 없었습니다. 가수 활동을 하며 스톡홀름대학교에서 법학, 사회학, 심리학을 공부하고 범죄학을 전공한 그는 2008년, 범죄학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뒤 스톡홀름 경시청에 취업한 롱느뷔는 7년간 범죄 수사관으로 근무했습니다. 살인, 강도, 강간…. 강력 범죄만 골라 맡았습니다.


단서를 모으고 용의자를 심문하는 것까지, 쉬운 것은 없었습니다. 처참한 현장과 억센 사람들을 매일 마주하는 일. 여성이 하기에는 너무 터프하다고들 했지만 상관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돕는다는 보람이 뇌와 몸을 기분 좋게 움직였습니다.

그만큼 일을 사랑했지만 이번엔 다른 유령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근무 2년째부터 상상 속에 들어온 여성 수사관 레오나의 유령.


고달픈 경시청 생활과 고단한 가족과의 삶에서 벗어나고픈 레오나. 롱느뷔 자신을 투영한 이 가상의 캐릭터가 무슨 ‘이야기’를 건네려는 듯했습니다. 또 하나는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가 은행을 터는 장면. 역시 상상의 산물이지만 떨쳐내기 힘들었습니다.


“나는 올리비아라고 한다. 일곱 살이다. 내 말을 잘 듣고, 정확히 내가 지시한 대로 움직여라….”

머릿속 장면은 그대로 롱느뷔의 첫 소설이자 여성 수사관 ‘레오나’ 시리즈의 1편 ‘주사위는 던져졌다’의 첫 챕터가 됐습니다.


물론 난생 처음 쓴 소설이었죠. 집필 막바지에는 1년의 무급휴가를 신청한 뒤 스톡홀름의 아파트를 팔아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로 떠나기도 했습니다.

롱느뷔(왼쪽)와 그의 소설 ‘레오나’ 시리즈 1편 ‘주사위는 던져졌다’의 표지.

작업은 고됐지만 열매는 달콤했습니다. 무명 신인의 작품이었지만 출판사 열 곳에서 출간 제의가 들어왔고 롱느뷔는 7년간 몸담은 경시청에 사표를 던졌습니다.


범죄 수사는 그가 춤과 노래 다음으로 사랑하고 열정을 바친 일이었지만 이번엔 전업 작가의 삶을 택할 때였습니다.


3권까지 발간된 레오나 시리즈는 36개국에서 출간됐습니다. 영화 판권은 할리우드에 팔렸고 각색도 끝났습니다.


“성평등 지수가 높은 스웨덴에도 여전히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존재합니다. 강인한 여성이 사회 통념을 깨부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어요. 현실에서 직접 실행하기 힘든 기상천외한 일탈과 모험을 레오나를 통해 해보기로 했죠. 제 펜을 움직인 힘입니다.” 롱느뷔가 밝힌 집필 동기입니다.

매일 누군가를 심문해본 사람만이 그려낼 수 있는 디테일이 있죠. 또, 매일 그곳 복도를 오간 사람만 알 수 있는 경시청 내부의 암투와 다채로운 풍경도 있고요.

레오나와 올리비아가 시작한 이야기는 아직 롱느뷔의 머릿속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롱느뷔는 최근 레오나 시리즈 4편을 탈고했습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임희윤 기자의 <[퇴근길 문화]화려한 걸그룹서 강력범 수사관으로…또다시 사표 던지고 선택한 삶은>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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