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랍 더 장단!" 20대 1 경쟁률 뚫은 민속촌 캐릭터들

조회수 2018. 9. 20. 17: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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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드랍 더 장단!”


한복 차림에 갓 쓴 소리꾼이 폭풍 비트박스를 쏟아내자 노천극장에 150명 넘는 관객이 우르르 몰려듭니다. 국악 장단과 힙합 댄스가 어우러진 ‘이상한 나라의 흥부’ 뮤지컬 공연에는 세 살 어린아이부터 서양인 노부부까지 어깨를 들썩였습니다.

무대를 꾸미는 주인공은 민속촌의 ‘캐릭터’들입니다. 살아 숨쉬는 민속촌을 만들자는 취지로 2013년 첫 선을 보인 이들은 이제 민속촌을 대표하는 얼굴이 됐습니다.


조선 시대 인물들로 ‘빙의’해 민속촌 분위기를 살리는 게 이들의 임무. 관람객들은 이들의 말재간에 넘어가 관아에 끌려가 곤장을 살짝 맞거나 흙바닥에 물로 그림을 그리는 ‘그림 도깨비’의 재주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9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조선동화실록’ 축제 기간에 이들은 동화 속 등장인물로 변신합니다.


“저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데, 혹시 오시는 길에 나무꾼 못 보셨소? 제가 찾아 헤매던 나무꾼이 바로 당신인가요?” (용감한 선녀)


“에헤~ 또 시작이구먼, 저 선녀, 사실은 5000년 째 ‘모태 솔로’ 라네. 난 내기를 좋아하는 도깨비, 전생엔 장사꾼이었다지. 자네 나랑 야바위 한 판 하지 않겠는가?” (이야기 도깨비)

캐릭터들의 활약상이 SNS를 타고 알려지자 2016년 민속촌 관람객 수는 2011년에 비해 35%늘었습니다. 20세~49세 연령대 관람객 비중도 40%에서 85%로 높아졌습니다. 연간 회원권을 구입해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하는 열혈 팬도 생겼을 정도입니다. 그림도깨비, 변사또 등 터줏대감 캐릭터들은 유튜브 스타가 됐습니다.

“부모님 말씀 안 듣고 연인 속 썩이는 못된 관람객 혼내주는 게 내 일인데, 요즘은 사인 받으려고 줄을 선 관람객들 때문에 도통 곤장 칠 시간이 안 나. 20일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온 팬도 있다네. 엣헴!”(변사또)


“내가 이방으로 일할 적에 오래 지켜봐서 잘 아는데, 저 사또 공부 정말 못한다오. 양반이면 다야? 자기나 잘할 것이지. 쳇!” (흥부)

민속촌 캐릭터는 매년 3월 공개 오디션 ‘조선 스타’를 통해 선발하는데, 경쟁률이 20대 1에 이릅니다. 끼와 흥이 넘치는 참가자들이 모인 오디션 자체도 SNS에서 화제를 모습니다.


한국민속촌 남승현 마케팅팀장은 “민속 퍼레이드, 국악 비보이 공연 등 다양한 새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 젊고 활기찬 민속촌을 만들면서 전통 보전과 교육이라는 본래 목적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용인=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조용하던 민속촌에 웃음과 탄성… 그들이 나타났다>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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