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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따릉이 언제든지 탈 수 있는 건 이분들 덕!

조회수 2018. 9. 19. 11: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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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혈구'처럼 일하는 따릉이 분배팀

“이렇게 백화(白化)현상이 일어나면 마음이 급해지죠.”


9월 13일 오전 7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지하주차장 내 사무실.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분배하는 정승만 반장(41)의 움직임이 빨라졌습니다. 서울시설공단 공공자전거운영처 분배팀 소속인 정 반장은 서울 사대문 안 대여소에 따릉이를 분배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출처: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따릉이 10대가 실린 1톤 트럭에 올라탄 정 반장이 태블릿 PC를 가리켰습니다. 그가 관리하는 세종대로사거리부터 종로3가, 시청 앞 등에 표시된 따릉이 대여소가 모두 하얀색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하얀색은 대여소에 따릉이가 한 대도 남아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정 반장은 곧장 일민미술관 앞 대여소로 차를 몰더니 차에서 능숙하게 자전거 2대를 한꺼번에 내렸습니다. ‘리셋 키’를 이용해 따릉이를 대여소에 연결하고 자명종이 따릉따릉 잘 울리는지도 확인했습니다. 5대를 채워 넣는 데 걸린 시간은 약 4분. 두 시간 동안 보관소를 포함 모두 7곳을 돌았습니다.

따릉이 분배팀은 우리 몸으로 치면 적혈구 같은 역할을 합니다. 따릉이는 빌리는 곳과 반납하는 곳이 다른 편도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 때문에 반납보다 대여가 많은 곳은 대여소가 텅 비게 됩니다. 반납된 따릉이를 적시에 수거해 적소에 재분배해야 합니다.


강남과 강북 두 개 관리소에서 운영하는 분배팀 인력 140명이 이 작업을 담당합니다. 자전거 이용 성수기에는 야간 순찰도 돕니다. 이들을 포함한 운영인력은 모두 222명입니다.


오전 7시 50분경 태블릿 PC에서 ‘따릉이 미반납 건이 발생했다’는 알림이 울렸습니다. 자전거를 분배하는 것뿐 아니라 고장이나 오류가 났을 경우 이를 점검하는 것도 분배팀의 임무입니다.

출처: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다행히 이번 미반납 알림은 단순 전산 오류였지만 정말로 황당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정 반장은 “대여소가 아니라 아무 주차장에나 세워놓고 ‘알아서 가져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전체에서 하루에 한두 번은 이런 일이 있죠”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따릉이는 모두 2만여 대입니다. 대여소는 2018년 8월 말 기준 1290곳에 이릅니다. 운영 첫 해인 2015년 3만 4000명이던 따릉이 회원수는 약 3년 만에 95만 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하루 평균 5만 5000대(누적)의 따릉이가 서울 거리를 누빕니다.

따릉이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분배팀도 계속 바빠지고 있습니다. 9월 들어 날씨가 선선해지며 이용자가 더 늘었습니다. 서울시는 2019년 전기 따릉이 1000대를 시범 설치하는 등 ‘따릉이 3만 대 시대’를 위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운영인력 충원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오전 8시 반 경 탑골공원 인근 대여소. 따릉이 3대를 내려 거치하자마자 시민 1명이 기다렸다는 듯 자전거를 빌려 갔습니다. 처음 들렀던 일민미술관 앞으로 돌아가니 아까 채워놓았던 5대를 포함한 6대가 모두 대여되고 없었습니다. 정 씨가 시원스레 웃었습니다.


“채워 놓은 따릉이가 30분도 안 돼 없어진 걸 보면 인기가 실감나요. 끝없이 채워 넣기만 하는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지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시민의 발’이 될 수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이 기사는 동아일보 <[퇴근길 사회]“채우고 또 채우고…” 서울시 따릉이 분배팀을 아시나요>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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