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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막말 논란.. 재벌2·3세들, 대체 왜 그럴까?

조회수 2018. 8. 27. 18: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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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이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는 녹취록이 보도됐다.

정신병자 XX 아니야. 이거? 야. 이 XX야. 왜 이렇게 일을 해. 이 XX야. 미친 XX네. 이거 되고 안 되고를 왜 네가 XX이야
출처: YTN 보도 화면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이 폭언 논란에 휩싸였다.

문장 하나마다 욕설이 하나씩 촘촘히 박힌 폭언에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게 변했다. 대웅제약 주가도 파란화살표를 그리며 출렁였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목소리도 나왔다. “이 같은 폭언은 일상이었다. 공식 회의 석상에서도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내뱉어 굴욕을 느꼈다”는 직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실제로 폭언을 견디다 못해 퇴사한 직원들도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윤 회장은 빠르게 사과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앞으로 대웅제약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임직원 상호 존중 문화를 키워갈 것이라 밝혔다.

8월27일 자 대웅제약의 주가 상황

그럼에도 대중들은 서늘한 눈초리를 쉬이 거두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눈가리고 아웅 식의 가짜 사과’라고 치부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우리는 반복되는 재벌 3세 막말, 폭언, 횡포 보도에 지쳤다. 오죽했으면 외신들도 이 같은 사건을 보도할 때 ‘갑질(Gapjil)’이라는 용어를 사용할까.

최근 논란이 됐던 사례들만 몇 개 추려봐도 그 양은 상당하다.

출처: 동아일보DB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회장(왼쪽)과 동생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어느새 재벌 갑질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이들이 되었다. 지난 2014년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 제공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준비 중이던 비행기를 회항시킨 ‘땅콩 회항’. 이어 2018년에는 동생인 조현민 전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물컵을 던지고 폭언을 했다는 ‘물컵 갑질’. 재벌 3세는 아니지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모친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았다는 고발까지 나왔다.

출처: 채널A 보도 화면
2017년 보도됐던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의 폭언, 폭행 논란

그런가 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은 재벌 3세 관련 논란의 대표격이다. 2010년에는 호텔바에서 만취해 종업원들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고, 2017년 1월에도 만취해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이던 같은 해 9월에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출처: 동아일보DB
2016년 대림산업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사과하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2016년에는 고 이재준 대림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2014~2015년 동안 개인 운전기사 두 명에게 폭언과 폭행을 해왔다는 사실이 전직 운전기사의 폭로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 운전하라’ 등의 지시를 하거나 운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욕설도 일삼았다고 했다. 그는 2016년 열린 대림산업의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이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과 잘못의 결과로 생각한다. 한 분 한 분 찾아 뵙고 사과 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재벌 3세 들의 잇단 논란은 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홍성추 한국재벌정책연구원 원장은 지난 5월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에 대한 여성동아 보도를 통해 “재벌 3세들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성공 신화를 귀가 따갑도록 듣고 자라기 때문에 자신들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선민의식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은지 마음토닥정신과 원장 역시 일요신문에 “감정 조절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참아낼 때 자라난다. 하지만 재벌 2세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보통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환경이라고 가정한다면 조절능력이 덜 형성될 개연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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