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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피부 '특수분장'처럼 쪼글쪼글…55시간 163km 헤엄친 남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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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수영선수 마르틴 반 데르 바이덴(Maarten van der Weijden·37)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품에 안은 메달리스트입니다.

출처마르틴 반 데르 바이덴 재단(MvdWFoundation)

그는 프로 수영선수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혈액암(백혈병) 진단을 받은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바이덴의 나이는 고작 19세였습니다. 한참 기량을 갈고 닦을 시기에 암에 걸린 그에게 의료진들은 ‘솔직히 완치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통보했습니다. 


열아홉 살 청년 바이덴은 치명적인 선고를 받고도 결코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복귀는커녕 생존조차 힘들 거라 예상했지만 그는 암 진단을 받은 지 고작 2년 만에 선수로서 레인에 복귀했습니다. 이후 꾸준한 훈련으로 실력을 회복한 바이덴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암을 완전히 이겨냈음을 전 세계에 선언했습니다.

출처마르틴 반 데르 바이덴 재단(MvdWFoundation)

암과 싸워 이겨낸 것만 해도 기적적이고 대단한 일이지만 바이덴 선수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2018년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엘프스테덴토흐트(Elfstedentocht) 코스를 수영으로 일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습니다.


1909년 처음 시작된 엘프스테덴토흐트는 유서 깊은 스케이팅 세계대회 이름입니다. 참가자들은 도시 11개에 걸쳐 흐르는 강과 운하, 호수 등을 합쳐 총 200km에 달하는 ‘엘프스테덴토흐트 코스’를 완주해야 합니다.


스케이트로 200km를 완주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물의 저항을 받으며 수영으로 이 험난한 코스를 돌파하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바이덴 선수는 3일 간 아주 잠깐씩 쪽잠만 자면서 엘프스테덴토흐트 코스를 완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명예와 부를 모두 가진 그가 고생을 사서 하겠다며 나선 것은 암환자들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암 생존자이자 올림피언으로 잘 알려진 자신이 200km 도심수영 도전으로 관심을 모으고 모금운동을 벌이면 암 연구 기금을 조성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출처Youtube 'Nos'

출처Youtube 'Nos'

바이덴 씨의 예상대로 네덜란드 국민들은 그의 도전에 뜨거운 관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가 통과하는 운하마다 수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서서 응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바이덴 씨는 55시간 동안 163km를 헤엄친 시점에서 몸에 심각한 이상을 느꼈고, 현장에 파견된 의료진의 권고로 도전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탈진 상태로 들것에 실려 올라온 그의 손발은 마치 SF영화 속 특수분장처럼 탄력을 잃고 쪼글쪼글해져 있었습니다.

출처Youtube 'Nos'

비록 200km완주에는 실패했지만 모금 캠페인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사흘 간 모인 기부금은 무려 400만 달러(약 44억 76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이 큰 돈은 네덜란드 암 연구 협회와 관련 기관들에 전달돼 암환자 치료 지원에 쓰일 것입니다.


도심을 흐르는 탁한 물 속에서 55시간을 보내며 인간의 한계와 맞서 싸운 바이덴 선수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모금캠페인 공식 사이트(11stedenzwemtocht.nl)와 바이덴 선수 트위터(@mvdweijden), 각종 뉴스 기사 댓글란 등에는 “당신은 전설이며 네덜란드의 영웅입니다”, “163km를 쉼 없이 헤엄친 것만 해도 충분히 놀랍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고귀한 행동”이라는 칭찬이 가득합니다.


세계 정상에 오르고도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극한 도전에 뛰어든 바이덴 선수, 진정한 ‘국민영웅’으로 불릴 만 합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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