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안되면 창업하지 뭐'.. CEO 된 엄마

조회수 2018. 8. 2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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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 베베템 대표(28)의 업무 시간은 조금 특별합니다.


먼저 오전 5시에 일어나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전 7시 남편과 아이를 깨워 아침을 먹인 뒤 오전 9시 30분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줍니다. 이후 사무실에 출근한 양 대표의 근무시간은 오후 3시 30분까지. 어린이집 하원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육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스타트업 베베템의 양 대표는 ‘엄마’이자 ‘CEO(최고경영자)’입니다.


둘 중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는 생활이 쉽진 않지만 그는 “엄마만 바라보는 아이 덕분에 더 독하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출처: 동아일보DB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양 대표와 남편이 함께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사업 논의를 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양 대표는 이전 직장에서 인정받는 마케팅 전문가였습니다. 하지만 입사 1년 만에 결혼과 임신이 이어지자 사내 분위기는 돌변했다고 합니다.


주변 동료들이 대놓고 “여자가 임신하면 붙박이장 신세” “여자 인생 끝났다”며 핀잔을 줬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유산 위험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자 그는 결국 회사를 떠났습니다.

아이를 낳고 한동안 멍하게 지내던 양 대표에게 남편이 말했습니다.

효진아, 네가 일할 ‘판’이 없다면 ‘판’을 바꿔 봐.

양 대표는 육아용품을 살 때마다 주변에 묻거나 인터넷으로 후기를 뒤졌던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여기서 착안해 1년의 준비 끝에 개발한 앱이 바로 베베템입니다.


현재 안드로이드용 앱은 100여 건이 다운로드됐고 사용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아이폰용 앱도 이달 내 출시됩니다.

고용시장에서 약자로만 여겨졌던 엄마들이 아이디어로 창업해 CEO로 변모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맘타트업’(엄마+스타트업)의 등장입니다.


이 중에는 이전 직장에서 출산 때문에 ‘경단녀’(경력단절 여성)가 돼야 했던 여성도 적지 않습니다. ‘재취업이 어렵다면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도전입니다.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가 매년 여는 여성창업경진대회는 2015년 응모자가 351명이었지만 올해는 933명으로 늘었습니다. 한국여성벤처협회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여성벤처창업 케어프로그램의 지원 경쟁률도 2015년 3.1 대 1에서 올해 3.9 대 1로 높아졌습니다.


미국의 창업전문지 앙트레프레너는 ‘엄마 창업자’들의 장점으로 실용적인 사고, 우선순위 배분능력, 멀티태스킹 등을 꼽으며 “가정을 이끄는 것과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습다.

출처: 동아일보DB

엄마들의 창업에는 넘어야 할 장벽도 높습니다. 양 대표는 투자자를 만날 때마다 “아줌마한테는 투자 안 해요” “여자라고 또 육아 아이템을 들고 왔네” 등의 핀잔을 들었다고 합니다.


엄마라는 편견을 깨고 창업한 이들은 ‘편견 없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베베템은 직원을 채용할 때 처음부터 육아경력자를 우대합니다. 업무도 대표인 양 대표를 빼고는 모두 재택근무를 합니다.


김진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성과 엄마들의 창업을 이제 하나의 독자적인 영역으로 인정하고 정부도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이은택 기자, 이우연 인턴기자의 <경단녀서 엄마 CEO로… ‘맘타트업’ 뜬다>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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