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경력 경찰, 노인 폭행한 친아들 체포 "참담한 심정"

조회수 2018. 8. 16.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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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드라마 속 한심한 재벌 2세들의 단골 대사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하지만, 훌륭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식이라 해도 비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미국 북캘리포니아 유니언시티 경찰청장 아들인 타이론 맥칼리스터(Tyrone McAllister·18)도 온갖 못된 짓을 저질렀다가 죄값을 톡톡히 치르게 됐습니다.


BCNN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8월 6일 오전 캘리포니아 만테카 시에서 71세 시크교도 남성이 신원 미상의 청년 두 명으로부터 마구잡이로 폭행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가해자 두 명은 노인을 다짜고짜 폭행한 뒤 달아났지만 경찰의 추적으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놀랍게도 용의자 중 한 명은 유니언시티 경찰서장 대릴 맥칼리스터(Darryl McAllister)의 아들 타이론이었습니다. 공범인 16세 소년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릴 맥칼리스터 경찰청장(좌) / 대릴 청장의 아들 타이론 맥칼리스터(우)

대릴 청장은 ‘청장이 권위를 이용해 아들을 감싸주려 하지 않을까’ 하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습니다. 대릴 청장과 아내는 친아들의 도주 경로를 직접 추적해 현장 수사 경찰들에게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문제아 타이론은 8일 강도 미수죄와 노약자 폭행죄로 체포됐습니다.


아들을 자기 손으로 잡아넣다시피 한 대릴 청장은 경찰 공식 SNS채널을 통해 아들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며 죄를 엄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18세 된 제 아들이 저지른 짓에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느낍니다. 아들은 몇 달 전부터 집을 나가 가족과 떨어져 지내 왔습니다”라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저도 자식을 보호하고 싶은 평범한 부모이지만 법 집행에 충실하기로 맹세한 이상 임무를 다해야 합니다. 아들에게 죄값을 치르게 할 것입니다”라며 37년 경력 경찰관으로서의 투철한 소명의식을 드러냈습니다.


대릴 청장의 진심 어린 고백에 잘못된 선택으로 죄를 저지른 아들 타이론이 꼭 반성하기를 바란다는 격려가 쏟아졌습니다. 


미국 네티즌들은 “훌륭한 아버지 밑에서도 문제아가 나오는구나. 아들이 정신 차리길”, “망신스럽고 부끄러웠을 텐데도 공개적으로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며 의지를 표명한 대릴 청장에게 박수를 보낸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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