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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인기 광고 모델 됐지만 수입 '0원'? 무슨 사연이..

조회수 2018. 8.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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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맥도널드 광고 모델, 미국 버지니아에서는 치과 관련 광고 모델, 뉴욕에서는 카펫 판매 모델, 캐나다에서는 이민 장려 홍보 모델. 전세계 50개 이상의 광고에 출연한 여성은 모델료로 얼마를 받을까?

놀랍게도 답은 ‘0원’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작가이자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슈브넘 칸(Shubnum Khan·33)은 지난달28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2년 전 찍었던 인물 사진이 전세계에서 광고 사진으로 재사용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BBC, CBS 등 외신도 이에 대해 보도했다.

모든 건 2010년, 칸이 한 사진 작가에게 무료로 인물 사진 촬영을 허락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학생이던 칸은 ‘전문 사진 작가가 무료로 사진을 찍어준다’는 말에 몇 명의 대학 친구들과 함께 작가를 찾았다.

당시 작가는 100명의 인물 사진을 촬영하는 ‘100 Faces Shoot’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고 칸은 별다른 고민 없이 자신을 찍고, 자신에게 무료로 사진을 주고, 작가가 사진을 활용한다는 골자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칸은 “(당시) 나는 사진들이 작가 포트폴리오나 예술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얼굴이 여러 광고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건 그로부터 2년 뒤인 2012년. 한 친구가 캐나다 신문에 실린 이민 광고에서 칸의 얼굴을 발견했고, 칸은 2년 전 자신이 계약서의 작은 글씨들을 제대로 읽지 않았던 걸 떠올렸다.

그는 “처음에는 재미있었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진은 너무 많아졌고, 난 한 푼도 갖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가에게 연락해 당시 찍었던 3가지 표정의 인물 사진이 스톡이미지 사이트에 팔린 걸 확인했고, 온라인에서 검색한 결과 적어도 50개 이상의 광고에서 자신이 모델로 활약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어떤 수익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 역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어진 항의에 작가는 사진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합의했지만 이미 판매된 사진의 사용까지 막기는 어렵다. 외신 역시 법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칸이 (스스로) 사인을 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모든 건 합법적”이라고 전했다.

칸 역시 많은 이들에게 “내 이야기를 교훈으로 삼으라”고 강조했다. “무료 사진 촬영 계약에 서명을 하지 말고, 당신이 무엇에 사인을 하는 것인지 잘 읽어보라”고도 했다. “다른 사람이 돈을 버는 동안 (나도 모르는 새) 내가 여드름 크림을 광고하고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건넸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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