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선로에 뛰어든 청년 마음 돌린 직원의 한 마디

조회수 2018. 8. 5.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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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이 ‘영웅’으로 변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삶을 포기하고 지하철 선로에 뛰어든 남자의 마음을 돌린 캐나다 역무원 존 폴 애타드(John Paul Attard)씨도 그랬습니다. 토론토 교통국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직원 애타드 씨는 지난 2017년 4월 26일 놀라운 일을 해냈습니다.


던다스 역내 순찰을 돌고 있던 그는 저 멀리서 누군가 선로로 뛰어내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선로에 내려간 젊은 남성은 삶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듯 바닥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들도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상황을 파악한 애타드 씨는 깊게 생각할 것도 없이 본능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는 재빨리 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그런 다음 선로에 주저앉아 있는 남성을 내려다보며 승강장 끝에 걸터앉아 태연히 말을 걸었습니다.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자살소동을 벌이고 있는 남자를 자극하지 않도록 별 일 아니라는 듯 인사를 건네자 상대방은 쭈뼛거리며 “네, 죽고 싶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애타드 씨는 ‘이리 와 보라’며 남자를 일으켜 세운 뒤 손을 잡고 다정하게 안아 주며 천천히 위로했습니다. 불안에 떨고 있던 남자는 고작 23세밖에 안 된 젊은이였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없이 본능적으로 움직였어요. 청년을 일으켜 세우고 보니 제 아들과 비슷한 나이 같아 더 안타까웠습니다.” 애타드 씨는 CBC뉴스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들 뻘인 청년에게 멘토가 되어 주겠다고 말하며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졌습니다.

진심이 담긴 애타드 씨의 말에 청년도 극단적인 생각은 포기한 것 같았지만 그는 여전히 떨고 있었습니다. 애타드 씨는 청년에게 “자, 날 따라해 봐요. ‘나는 강하다(I am strong)’”라며 긍정적인 말을 입 밖으로 내도록 유도했습니다.


청년에게 ‘나는 강하다’라는 말을 반복시킨 애타드 씨는 승강장에 서 있던 승객들에게도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애타드 씨의 손짓을 따라 여기저기서 ‘나는 강하다!’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마침내 청년은 기운을 차리고 완전히 마음을 돌렸습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이들 모두 벅찬 광경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신속하고 깔끔한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해 낸 ‘지하철 영웅’ 애타드 씨의 이야기는 곧 캐나다 전역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시민들은 “대응력이 놀라울 정도다. 평소에 미리 비상상황 대처 연습을 한 건가”, “청년을 자극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믿음직스러운 태도로 일으켜 세웠다. 놀라운 역무원”, “그는 영웅이다. 희미해졌던 인류애가 회복되는 것 같다”며 애타드 씨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애타드 씨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애타드 씨는 온라인 매체 ‘러빙 몰타’와의 인터뷰에서 “25년 정도 캐나다 교통국에서 일하면서 자살 시도자를 여섯 명 구했습니다. 평소에 ‘만약 위험한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준비를 해 뒀던 게 도움이 됐죠”라고 말했습니다.


애타드 씨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각별히 신경 쓴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6일 운동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려 노력하며 술도 마시지 않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이 건강한 멘탈을 만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긍정적인 사람들을 많이 두려 합니다. 좋은 친구들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고 그걸 또다시 나눠주며 살아가는 거죠.”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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