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요즘에는 좌남우남(左男右男)이 대세"

조회수 2018. 8. 5.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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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좌남우남(左男右男)이 대세예요

은행원 김모 씨(28)가 전한 회식 풍경이다. 


김 씨가 입사한 2016년 이후부터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회식에 참석하면 남자 지점장 옆에는 늘 젊은 여직원이 앉아있었다. 


하지만 미투 운동 이후 중간급 간부들이 나서서 지점장 양 옆으로 남자 직원을 앉힌다. 지점장도 ‘여직원이 술시중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까봐 이런 자리 배치를 선호한다고 한다.

출처: JTBC '밥 잘 사주는 누나' 홈페이지

대학도 달라지고 있다. 미투 운동 이후 교수들은 ‘개방 면담’을 선호하고 있다. 서울예대에 재학 중인 박모 씨(23·여)는 8월 1일 “연구실에 상담하러 가서 문을 닫으려고 하면 교수가 ‘열어둬라’고 한다”며 “교수들이 학생들보다 미투를 더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45)가 올해 1월 29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한국 사회에 미투 열풍이 분 지 6개월이 흘렀다. 시민들은 일상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을(乙)의 눈치를 보는 갑(甲)
출처: tvN '미생' 홈페이지

직장 상사, 대학교수 같은 ‘갑(甲)’의 위치에 서 있던 사람들이 먼저 ‘을(乙)’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하는 것이 가장 몸에 와 닿는 변화다.


기업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회식 자체를 피하는 분위기다. 한 유통업체 회계팀에 재직 중인 3년 차 직장인 B 씨는 “미투 이전에는 1주일에 세 차례 회식을 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줄었다”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한모 씨(26)는 “상사들이 ‘혹시 이런 것도 미투가 되느냐’고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윗사람들이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조심하게 된 것만으로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2차 피해 우려는 여전
출처: 동아일보DB

하지만 피해를 폭로한 사람들은 극심한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3월 8일부터 7월 16일까지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 266건을 분석한 결과 119건(44.7%)이 ‘2차 피해’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2차 피해는 △‘배신자’라는 낙인과 따돌림 △부당전보 및 부당해고 △‘꽃뱀’ 등 악의적 소문 △가해자로부터의 역고소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출처: ⓒGettyImagesBank

직장인 C 씨는 올 4월 1년 넘게 이어져 온 직속 상사의 성추행과 성희롱을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제기했다. 그러나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것은 가해자가 아닌 C 씨였다. 부당전보의 근거는 ‘업무 능력이 안 좋고 불성실했다’는 인사평가 내용.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은 바로 직속 상사였다. 결국 C 씨는 병가를 내고 휴직했다.


이렇다 보니 ‘피해를 호소했다가는 자칫 나만 다친다’는 인식이 퍼져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한 대기업 사원 조모 씨(27·여)는 “미투를 한 사람들의 일상이 망가지는 걸 보니 ‘폭로를 하면 저렇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무기력해진다”며 “피해자들이 제대로 구제받지 못한다면 미투 운동의 효과가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글은 동아일보 기사 '회식때 상사옆 ‘左男右男’… 폭로자들 따돌림 ‘2차 피해’는 여전'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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