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응급실 의사 폭행.. 두피 동맥 파열로 전치 3주 피해

조회수 2018. 8. 1. 16: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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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취 환자 난동에 서러운 의료인들

또다.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인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경북 구미시의 구미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술에 취한 내원자 A씨(25)가 자신을 진료한 전공의 김모 씨(32)를 폭행해 전치 3주의 피해를 입혔다. 지난달 1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가 의사를 폭행해 코뼈와 치아 등이 부러지는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 만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
가해자 A씨가 의사를 가격하고 있다.

○주취 환자에 폭행 당한 응급실 전공의… 두피 동맥 파열 부상

이 날 A씨는 대학교 선배와의 술자리에서 벌어진 다툼으로 찰과상을 입고 응급실을 찾았다. A씨는 자신을 진료해준 의사의 머리를 철제 트레이로 가격했고 두피 동맥 파열과 뇌진탕으로 전치 3주의 피해를 입혔다. 피해 의사는 A씨의 상처를 치료해준 후 뒤돌아서 진료 차트를 작성하다 변을 당했다. 최승필 구미차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정수리 쪽 동맥이 터져 순식간에 피 범벅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 의사는 무방비 상태에서 뒤통수를 가격 당한 탓에 두피가 2㎝ 가량 찢어졌으며 동맥 파열로 출혈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간호사 등이 달려와 응급처치를 했지만 현재 뇌진탕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호소, 해당 병원 신경외과에 입원한 상태다.

출처: 대한의사협회
간호사들에게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 피해 의사.

A씨는 응급실에 있던 다른 내원자들에게도 시비를 걸며 위협하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최 센터장은 “경찰 출동이 10초만 늦었어도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A씨 영장 신청 어려워”… 의료계 반발 예상

이와 관련, 구미경찰서는 “A씨에 대한 영장신청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 의료계의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이 날 경찰은 A씨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귀가 조치했다.

A씨가 ‘술에 취해 의사를 폭행한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을 뿐더러, 별다른 폭력전과가 없고 대학생 신분인 점을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가해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채널A ‘외부자들’ 캡처
지난달 1일 익산에서 발생한 응급실 폭행 사건.

○응급실 의료 방해 올 상반기에만 582건… 68%가 ‘음주 상태’

같은 날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한 병원 응급실에서도 의료진 폭행 사건이 있었다. 19세 여성 B씨가 자신을 치료하려고 하던 간호사 2명을 폭행한 것이다. B씨 역시 사건 당시 술에 취해있었으며 경찰은 “B씨가 술에 취한 상태라 우선 귀가 시켰다. 조만간 소환해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일에도 익산의 한 응급실에서 술 취한 46세 환자가 근무 중인 의사를 팔꿈치와 주먹, 발로 무차별 폭행하는 일이 있었다. 피해 의사는 코뼈와 치아가 부러지는 부상과 뇌진탕 증상을 보였고, 현행범으로 체포된 가해자에게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당시 가해자는 “의사가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아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응급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의료 방해행위 신고 건수는 582건. 그 중 68%(398건)는 가해자가 음주 상태에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발생한 방해 행위가 893건인 것을 볼 때,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면 올 상반기에만 벌써 지난해 신고 건수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의 893건 역시 전년(578건)에 비하면 55%나 늘어난 수치임을 감안하면 응급실 의료 방해 행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홍 의원은 응급실과 경찰 간 협조를 통해 범죄 예방과 빠른 초동대처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취범죄의 경우엔 주취감형이 아닌 2배 가중처벌을 할 수 있도록 형법 개정안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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