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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신부와 결혼한다는 남자에게 주먹 날린 사진작가

조혼 막은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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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 작성일자2018.07.13. | 9,729 읽음

오누르 알바이락 씨 페이스북

‘신부가 너무 어려 보이는데?’


사진작가의 관찰력과 정의감이 한 소녀의 인생을 구했습니다. 터키 사진작가 오누르 알바이락(Onur Albayrak)씨는 7월 5일 웨딩촬영 의뢰를 받고 투르구트 외잘 자연공원으로 나갔다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신부는 행복해하기는커녕 불안한 듯 떨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결혼하기에는 너무 어려 보였습니다.


모르는 척 사진을 찍어주고 돈만 받으면 끝이었겠지만 알바이락 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촬영을 중단하고 신랑에게 다가가 ‘신부가 어려 보이는데 몇 살이냐”고 캐물었습니다.


신랑은 당황한 듯 우물쭈물하다 “열다섯 살”이라 말했습니다. 신랑이 직접 사진 스튜디오로 찾아와 촬영예약을 했기 때문에 알바이락 씨는 신부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충격에 빠진 그가 “이게 무슨 결혼이냐. 난 이런 촬영 못 한다”며 장비를 정리하고 떠나려 하자 화가 난 신랑은 알바이락 씨를 공격했고 곧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오누르 알바이락 씨 페이스북

‘아동학대 결혼’을 막아낸 알바이락 씨의 활약은 현지 언론에 보도되며 해외에도 알려졌습니다. 알바이락 씨는 SNS를 통해 “기사에 나간 사람은 내가 맞다. (신랑을 때린) 내 행동에 후회는 없다. 어린아이를 시집보내는 건 아동학대다. 세상 그 어떤 무엇도 내게 어린 신부의 결혼사진을 찍도록 만들 수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알바이락 씨의 ‘강펀치’를 맞은 신랑은 코뼈가 골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네티즌들은 “모르는 체 넘길 수도 있었는데 멋지다”, “참된 영웅이다. 그 어린 소녀가 어쩌다 결혼하게 됐는지 신랑과 부모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조혼은 불법이며 없어져야 할 악습”이라며 알바이락 씨를 칭송하고 있습니다.


터키 법률상 결혼 가능한 나이는 18세 이상이나 농촌 등 옛 관습이 뿌리 깊게 남아있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조혼이 흔합니다. 지난 2015년에는 부모의 강압으로 열네 살에 강제로 결혼한 15세 소녀가 집에서 아이를 낳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조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터키 정부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종교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기관 디야네트(종교청)은 올 1월 공식 홈페이지에 ‘여자는 9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이슬람 율법해석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해당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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