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농장'으로 마을 일으킨 아저씨..연수입 167만→6700만

조회수 2018. 7. 10.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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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 대부분이 ‘뱀’ 키우는 중국 마을

중국 저장 성 지시차오 마을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동네이지만 수많은 뱀이 드글거리는 ‘뱀 마을’입니다. 이 곳 주민들은 타 지역 농민들에 비하면 부자라 불릴 만 합니다. 1980년대만 해도 동네 사람들의 평균 연수입은 1만 위안(약 167만 원)을 넘기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40만 위안(약 6700만 원)에 달할 정도가 됐습니다.


7월 8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뱀 농장으로 가난한 시골마을에서 부자 동네가 된 지시차오를 소개했습니다.

출처: SCMP

뱀 농장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 팡 잉(30) 씨와 양 샤오샤(30) 씨는 뱀들을 맨손으로 태연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보기만 해도 줄행랑 치고 말 법 한 뱀들 수백, 수천 마리가 자루에 담겨 있었습니다.


남편 팡 씨는 “이미 여러 번 물려 봤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 괜찮다. 처음에는 무섭고 징그러웠지만 이젠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아내 양 씨는 맨발로 바닥을 걸어 다니며 뱀이 담긴 자루에서 알을 꺼내 검사한 뒤 차곡차곡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양 씨는 “뱀들이 알을 낳으면 빨리 꺼내서 흙에 묻고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 안 그러면 알이 부화하지 못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뱀 사육으로 남부럽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지시차오 사람들에게 처음 정보를 준 사람은 양 홍창(67)씨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가난하게 지내던 시절인 1980년대부터 뱀 농장을 시작한 그는 현재 건강보조식품 제조회사 사장님이 돼 ‘뱀 왕’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출처: SCMP

양 씨가 젊었을 적 마을 주변에는 뱀이 많았습니다. 인근에 강과 호수가 있어 뱀이 살기 좋은 환경이었던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뱀이 약이나 건강보조식품으로 쓰이기에 마을 사람들은 틈틈이 뱀을 잡아 부수입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잡아들이자 점차 개체 수가 줄기 시작했습니다. 양 씨는 ‘이렇게 잡다가는 뱀 씨가 마르겠다. 소나 돼지 키우듯 키워서 파는 건 어떨까’생각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가 ‘뱀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본인 스스로의 체험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온갖 약을 다 써 보아도 낫지 않는 척추 질환으로 고생하던 양 씨는 "뱀을 꾸준히 먹은 뒤 병이 나았다"고 했습니다.


뱀 양식을 시도한 첫 해인 1983년, 양 씨는 14만 위안(약 2300만 원)이라는 큰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마을 주민 평균 연수입이 1만 위안에도 미치지 못 하던 시절 양 씨가 벌어들인 돈은 대성공이라 할 만 한 것이었습니다. 양 씨는 순식간에 마을 유명인사로 떠올랐습니다. 그를 따라 뱀농장을 짓는 주민이 속출했고 오늘날까지도 뱀 사육은 지시차오 마을의 주요 수입원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출처: SCMP
뱀이 낳은 알을 검사하는 모습.

마을이 뱀 덕에 잘 살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도중에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1990년대에 농장 일을 하던 남성이 독사에 물리고도 병원에 가지 않고 임의로 응급처치를 하려다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고를 보며 자란 젊은 세대들은 부모님의 뱀 농장을 이어받기보다는 도시로 나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젊은이들은 평상시에는 도시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농장 일이 가장 바쁜 4월에서 8월(뱀 산란기~성장기) 사이 고향으로 돌아와 일을 돕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뱀이 위험한 건 사실이지만 뱀 농장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잘 살지도 못 했으며 자식들 교육도 제대로 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양 씨는 “뱀과 뱀독은 한의학에서 약재로 쓰인다.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미국, 유럽지역에도 우리가 키운 뱀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을에 ‘뱀 전시관’까지 세운 양 씨의 다음 목표는 뱀을 테마로 한 테마파크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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