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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회사 떠날 때도 예의를? 정답은..

조회수 2018. 6. 26.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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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 저 퇴사하겠습니다.”


요즘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거울 앞에서 매일 이 말을 연습합니다. 네, 전 올해 안에 현재 다니는 회사를 떠나겠다고 결심한 5년차 직장인입니다. 3년간 퇴사를 고민하고 작년에 결심했으니 결코 충동적으로 결정한 건 아닙니다. 다만 언제,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퇴사 의사는 대체 언제까지 알려야 하는 건가요? 말해야 하는 대상은요? 입사 동기들에게 먼저 알리는 게 도리인가요? 아니면 직속 상사에게 먼저 보고해야 하나요. 


인사도 숙제에요. 이직 경험이 있는 대학동기들에게 물어보니 “떠날 땐 말없이”라는 친구부터 “서운하단 뒷말 안 들으려면 한 분 씩 제대로 인사해”라는 조언까지 다양하더라고요.


퇴사하기로 결심해 놓고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좀 바보 같나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이게 한국의 문화인걸요. 요즘은 퇴사 예절이 이직 때 평판조회에도 영향을 준대요. 직장인의 퇴사예절, 정답은 무엇일까요?

출처: ⓒGettyImagesBank

도저히 나와 맞지 않는 사람, 업무, 조직문화…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만큼 ‘인내’ 하지 않습니다. 대졸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입사 1년 안에 퇴사한다는 조사결과(한국경영자총협회 2016년)가 나올 정도입니다.


문제는 퇴사하는 방식입니다. IT업계 8년차 직장인 최승복(38·가명)씨는 지난 해 회사를 떠난 신입사원을 잊지 못 합니다. 입사 11개월 차였던 그 직원은 다른 회사에서 합격통보 받은 당일에 사직서를 낸 뒤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동료는 물론 과장, 차장에게도 말 한마디 없었고 부장에게만 ‘통보식’으로 던진 사표였습니다. 당연히 업무 인수인계도 없었습니다.


“사업 수주를 위한 팀 구성을 마친 지 일주일도 안 됐을 때 벌어진 일이었어요. 프로젝트 기간 석 달 동안 한 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모두 힘들게 일해야 했습니다. 능력이 좋을 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덜 된 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최 씨는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상 퇴사자를 많이 봤지만 그 중에서도 최악의 사례"라고 평했습니다.

이직한 직원의 비매너 행동 (2018.5 사람인 조사)

1위: 인수인계를 제대로 안 함(25.2%)

2위: 갑작스러운 퇴사 통보(24.5%)


후임자를 위해 업무 개요 정리하기, 중요 관련자 연락처 적어 남기기, 동료들과 인사 나누기도 ‘퇴사 예절’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퇴사 통보는 누구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까요. 가장 무난한 건 자신의 1차 평가자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 노무사 안태은 씨 조언

“법적으로 정해진 퇴사 통보 기한은 없습니다. 오늘 통보하고 내일 당장 안 나와도 됩니다. 다만 이건 법적 기준일 뿐, 실제로는 업무 인수인계와 대체인력 확보를 위해 최소 한 달 전에는 퇴사 의사를 밝히는 게 매너죠.”


● 손성곤 직장생활연구소장 조언

“퇴사 통보는 자신의 1차 평가자에게 알리는 게 무난합니다. 사유를 말할 때는 지나치게 솔직하게 말하기보다는 ‘제게는 다른 일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등 ‘나’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래가 없는 조직 같아서’, ‘팀장이 너무 이상해서’처럼 노골적인 이유를 대거나 공개적으로 특정인을 비난하고 퇴사하면 당장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나중에 본인에게 부메랑이 돌아올 수 있어요.”

출처: ⓒGettyImagesBank

★ 퇴사 시 ‘말조심’!


업계 순위가 더 높은 경쟁사로 이작하며 본의 아닌 말 실수를 한 신모 씨(39)씨. 그는 퇴사 기념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이 월급에 이렇게 일하는 게 말이나 되냐”, “십 년을 다녀도 남는 게 없을 것”등 속내를 털어놨다가 한참 뒤에야 “기분 나빴다”는 동료들의 푸념을 듣고 ‘아차’ 했습니다. ‘이 월급’ 받으며 ‘십 년’을 더 다닐 생각인 동료들에게는 박탈감과 불쾌감을 주는 말이었습니다.


최근 기업들은 경력직 직원 채용 시 전 직장에서의 평판을 조회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퇴사 예절에 신경써야 합니다.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인사담당자들은 채용 대상 직원이 전 직장에서 퇴사 예절이 좋지 않았다는 얘길 들었을 때 이들을 ‘감점시키거나(50%)’, ‘탈락(43.3%)’시켰습니다.


직장사람들 뿐 아니라 가족과도 충분히 교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보다 퇴사자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식품회사에서 3년간 근무하고 퇴사한 박상준 씨(29)는 “퇴사 후 세계여행을 하고 와서 가족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습니다. 그 동안 부모님께는 제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프레젠테이션으로 부모님의 신뢰를 얻고 가족이 함께 웃는 계기도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이 글은 동아일보 기사 <[퇴근길 사회] “퇴사하겠습니다” 회사 떠날때도 예의를?…정답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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