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에게 "축구와 해설 어느 게 더 힘드냐" 물어봤다

조회수 2018. 6. 26. 10: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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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은 처음이지만 재미있다. 무엇보다 경기를 현장에서 보는 게 가장 좋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37)은 SBS 축구해설위원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박 본부장은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대회에 출전했고 남아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05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은퇴한 박지성은 제2의 축구인생을 위해 계속 공부중입니다.


그는 경기 비디오 리허설만 한 뒤 6월 15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에서 처음 ‘해설 실전’에 나섰지만 무리 없이 잘 해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활약한 박지성. 사진=전영한 기자
출처: 스포츠동아

- 처음 하는 해설은 어땠나요.


글쎄요,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는데… 나쁘지는 않아요. 현장에서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TV로 볼 때랑은 달라요. 아주 재밌습니다.


- 해설과 축구 중 어느 게 더 힘든가요.


(씩 웃으며) 축구가 더 힘들어요. 축구는 머리뿐만 아니라 몸도 써야 하는데 해설은 머리 잘 쓰면서 말 잘하면 됩니다.


- 해설을 계속 해 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해설을 직업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해설 자체가 재미있어서 한다기보다는 제가 경험했던 축구를 팬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다음에 또 기회가 오면 다시 해설을 할 수 있겠지만요.

출처: 스포츠동아

현재 박 본부장은 ‘축구 행정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은퇴 후 4년 남짓 지난 지금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행정가 과정을 마치고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축구 행정가는 이제 막 시작한 일이고, 사실 이 일을 좋아할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다. 내가 할 일을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 FIFA 행정가 과정은 어땠나요.


축구선수로 활동할 때 느꼈던 것 이상을 배웠습니다. 축구가 단순하지 않더라고요. 축구 이외에도 주변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축구에 많은 것들이 얽혀 있고 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 지도자가 되는 건 생각해 본 적 없나요.


저는 지도자 자격증이 하나도 없어요. 축구하는 동안 ‘난 좋은 감독은 못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스승으로 모셨던 거스 히딩크 감독(한국 대표팀, PSV 아인트호벤)과 알렉스 퍼거슨 감독(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보면서 느꼈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건 수석 코치 정도인 것 같아요.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잘 파악하고 당근과 채찍으로 컨트롤해야 하거든요. 제 성격상 채찍을 잘 못 들 것 같아서 지도자의 길은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 해설자가 되어 보니 시청률 신경 쓰이지 않나요. 그리고 해설가로 이영표, 안정환 등 형들과 경쟁하는데 시청률 1등 욕심은 안 나시나요.


시청률은 SBS가 신경 써야 하지 않나요(웃음). 형들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습니다. 물론 열심히 노력은 하지만요. 전 이제 시작이고 형들은 이미 월드컵을 한 번 경험했으니… 저도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긴 해요.


- 형님들이 조언해주거나 하지 않나요.


형들요? 전화 없었어요(웃음). 각자 자기 방송하느라 다른 방송은 못 들으니까 조언할 수도 없어요.



박 본부장은 4월부터 한국과 멕시코, 독일 등 평가전 비디오를 보며 리허설한 뒤 바로 실전 해설에 투입됐습니다. 멕시코의 슈퍼스타 치차리토(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의 친분 등 프리미어리그 시절 알던 선수들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 등을 잘 섞어 해설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6월 23일에는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 훈련 현장을 찾아 치차리토와 포옹하는 등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손근영 SBS 월드컵 단장(스포츠국 부국장·51)은 “(박지성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현역시절 꾸준히 노력했듯 계속 더 나아지려고 공부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스토프나도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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