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임신 웹툰' 작가 쇼쇼 "좋은 마무리 고민 중"

조회수 2018. 6. 1.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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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에게도 인기, '아기 낳는 만화'
“(임신했을 때) 뒤통수 맞은 느낌이었죠. 아무도 말 해 준 적이 없으니 별 일 없을 줄만 알았어요.”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강수현 작가(32·필명 쇼쇼)는 “임신과 출산이 예쁘고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더라”며 웃었습니다. 강 작가가 올 초부터 연재 중인 웹툰 ‘아기 낳는 만화’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그린 작품입니다.


강 작가는 “출산의 고통도 나중엔 다 잊혀진다고 하는데,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 고생했던 게 잘 기억이 안 나요. 저는 출산 직후 기억이 생생할 때 적어두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사진=최혁중기자 sajinman@donga.com

만화에는 겨드랑이가 까매지고 얼굴이 여드름투성이로 변하는 등 산모가 겪는 신체변화, 초음파 사진 값으로 잇속을 차리는 병원의 횡포 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일주일에 두 번 웹툰이 올라오는 날이면 게시판에는 수다의 장이 펼쳐집니다. 자신의 임신과 출산 경험을 털어놓는 유경험자부터 ‘충격 받았다’는 사람들까지 반응은 가지각색입니다.


간혹 독자들이 내용을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만화에서 임신한 여성이 고생하는 걸 솔직하게 보여줘서 출산율이 더 낮아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강 작가는 당당하고 의연했습니다.


“상처 받지는 않았어요. 지금처럼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게 더 좋습니다.”


그는 “엄마도 저보고 ‘넌 너무 유난스러워’라고 하시는걸요. 하하. 모든 여성이 저와 같진 않겠죠. 그렇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비자발적으로 잊혀지는 면도 분명히 있어요. 심지어 당사자인 여성조차도 그런 것에 관심을 갖지 않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사진=최혁중기자 sajinman@donga.com

대학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전공한 강 작가는 이번이 첫 웹툰 도전입니다. 그는 ‘엄마니까 힘든 것도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거야, 엄마는 당연히 이러저러할 거야’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엄마도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진부하지 않게 전하려 웹툰이라는 매체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인공수정이나 질정제, 배란유도제 등 현실적인 소재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데는 귀여운 캐릭터와 그림체도 한 몫 합니다. 토끼, 고양이 등 동물이 등장하고 산모의 신체 부위는 의인화되어 표현되기도 합니다.

“미술을 전공해서 그런지 스스럼없이 묘사하고 그려요. 산부인과 진료 의자에 다리를 벌리고 앉는 장면 등은 적나라하긴 하죠. 여전히 ‘독자 입장에서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도 대부분 좋게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하고 다행입니다.”


아쉽게도 ‘아기 낳는 만화’는 현재 7, 8회(무료공개 기준)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남은 회차에는 산후조리원 에피소드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강 작가는 “좋은 대사로 마무리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거창하게 바라는 건 없어요. 다만 여성이 어떤 식으로 경력단절을 겪는지, 왜 감정기복이 생기는지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합니다. 함께 생각해 볼 기회라고나 할까요. 거창하지만 국가에서도 임산부가 겪는 일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출산 대책을 세워 주면 좋겠어요.”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 이 기사는 동아일보 <[퇴근길 문화] “왜 아무도 애 낳는 거 힘들다고 말 안해줬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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