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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가 만드는 샌드위치와 파스타를 먹으면 웃게 될까

조회수 2018. 6. 1. 16: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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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식사, 밤에는 한잔 하기 좋은 충정로 '옐로우보울' 황재희 셰프

가끔 그런 곳들이 있다. 나만 알고 싶은데, 또 나만 알고 있다가 망하면 어쩌지 걱정되는 식당. 지하철 2, 5호선 충정로역 8번 출구로 나와서 걷다 보면 나오는 옐로우보울(Yellow Bowl, 옐로우볼)이라는 곳이 꼭 그랬다. 처음엔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었는데 오너인 황재희 셰프가 통 마케팅에는 관심이 없는지 그 흔한 SNS 홍보조차 안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맛있는데 왜 홍보를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아날로그 인간'이라 디지털에는 워낙 약하다고 했다. 아날로그 인간인 그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모두 볼펜으로 꾹꾹 눌러써서 기자에게 보내왔다. 오픈 초 좋아하는 가게가 없어지지는 않을까 싶어 옐로우보울 홍보대사를 자처했지만 이제는 기자도 예약하지 않으면 앉을자리가 없는 충정로 맛집 옐로우보울의 탄생 스토리.

# 조선호텔 베키아 에 누보 출신으로 알고 있어요. 셰프님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2006년에 조선호텔에 입사해서 뷔페, 레스토랑, 펍, 룸 서비스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했어요. 마지막 근무지가 베키아 에 누보였지요. 거기서는 4년 정도 일을 했어요. 퇴사하고 2015년 10월에 충정로에 옐로우보울을 열게 되었어요.


# 왜 식당 이름이 옐로우보울인가요?


따뜻한 색감(Yellow)과 보울(Bowl)을 합쳐서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가끔 손님들이 물어보시는데 제가 황(黃) 씨라서 옐로우를 선택한 건 아니고, 우연의 일치랍니다. 하하.

옐로우보울은 맛집 황무지인 충정로에 오랜만에 생긴 제대로 된 샌드위치&양식집이다.


# 특별히 이태원이나 홍대 등지가 아니라 충정로라는 맛집 황무지에 식당을 낸 이유가 있나요.


와이프 사무실이 이 근처에 있거든요. 오가며 본 자리가 여기라 한 번 해보자고 무작정 계약을 했어요. 여기가 그런 황무지인 줄은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가 알게 됩니다. ㅠㅠ

옐로우보울은 맛집 황무지인 충정로에 오랜만에 생긴 제대로 된 샌드위치&양식집이다.

# 특별히 이태원이나 홍대 등지가 아니라 충정로라는 맛집 황무지에 식당을 낸 이유가 있나요.


와이프 사무실이 이 근처에 있거든요. 오가며 본 자리가 여기라 한 번 해보자고 무작정 계약을 했어요. 여기가 그런 황무지인 줄은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가 알게 됩니다. ㅠㅠ


# 왜 셰프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나요. 전공이 이쪽인가요. 옐로우보울은 양식 계열인데 다른 자격증은 없는지.


경희대에서 조리과학과를 전공했어요. 캠퍼스가 아름다워서 마음이 끌렸고, 이과 계열이라 서울 캠퍼스를 지원하려고 보니 조리과학과만 가능하더라고요. 저 생각보다 단순해요(웃음). 자격증은 한식과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요.

치즈몬스터를 주문했더니 괴물같은 양의 치즈를 넣어주는 황재희 셰프. 치즈 덕후라면 대만족하는 메뉴다.

# 여기 신문, 방송 기자들도 많이 오잖아요. 선배 중에도 단골이 여럿 있던데 주요 고객층이 궁금해요.


점심에는 인근의 직장 여성 분들이 많이 찾아주세요.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대는 굉장히 다양해요. 저녁에는 와인 애호가 그룹이 많이 오시죠. 멀리서도 찾아오시는데 유명한 분이나 높으신 분들이 오시기도 해요. 얼마 전에는 가수 최백호 씨가 오셔서 즐겁게 식사하고 가셨어요.

점심 최고 인기 메뉴인 치즈몬스터 샌드위치. 맥주와도 궁합이 좋다.

# 어떤 메뉴가 제일 인기인가요.


점심에는 치즈몬스터 샌드위치, 봉골레 파스타, 까르보나라가 잘 나가고요. 저녁에는 관자 초리조 요리와 스테이크 등이 인기예요.

# 단체 도시락 배달 주문도 받으시죠. 어떤 메뉴가 잘 나가나요. (옐로우보울에서는 단체 도시락 주문 외에 돌잔치나 송년회, 신년회 대관 예약도 받고 있다.)


주변에 회사가 많다 보니 점심시간에 단체 배달 주문을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클럽 샌드위치가 가장 많이 나가죠. 가지 까망베르 샌드위치도 많이 찾으시는 메뉴 중 하나예요. 치즈몬스터 샌드위치와 파스타 류는 식으면 맛이 떨어져서 되도록이면 배달보다는 직접 와서 김이 날 때 드시는 걸 추천할게요. 단체 주문을 원하시면 언제든지 전화로 문의하세요.


# 손님 얼굴을 기억해뒀다가 다시 방문했을 때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기억력이 좋은 것 같아요.

손님들의 특징을 기억해두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오셨을 때 드셨던 메뉴와 함께요. 먹고살려면 기억력은 필수죠(웃음).

언제나 주방에서 밝게 웃는 황 셰프.

# 주문이 엄청 들어와서 정신없이 바빠도 늘 주방에서 웃으며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원래 잘 웃으세요?


스스로는 잘 몰랐는데 얼굴이 웃는 상인가 봐요. 군대에 있을 때에도 웃는다고 많이 혼났어요. 안 웃었는데(웃음). 입꼬리가 올라가 있어서 인상이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손님들이 좋게 봐주시면 저야 좋지요.

직원들과 함께 한 황 셰프의 생일.

# 직원 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MT도 함께 간다고 하셨었잖아요. 돈독한 팀워크의 비결은 뭔가요.


옐로우보울 문을 열 때부터 함께 했던 직원들이 대부분이에요. 거의 매일 회식을 합니다. ㅋㅋ 돈독한 팀워크를 위한 노력이라... 참 저희 2년 간 고생한 직원들과 함께 2월 28일~3월 4일까지 세부로 여행을 떠나요. 고로 2월 28일 점심 이후부터 3월 5일까지는 영업 쉽니다. 전 직원과 함께 여행 가는 게 제 꿈이었거든요. 많이 설레네요.


# 식당 열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너무 비싼 재료로 조리하다 보니 남는 게 없다고 와이프께서 얘기하셨던 기억이 나요. 좋은 식재료로 요리한다는 소신은 여전한 것 같더군요.


남는 게 많지 않아도... 많이 팔면 남겠죠...?(웃음) 수산물은 노량진에서 일주일에 두 번 구입하고, 고급 식재료들은 호텔에서 일할 때 알고 지냈던 거래처들과 거래해요. 맛있고 좋은 걸 먹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제가 그렇거든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누구인가요.


멘토이자 여의도 금융권의 대부인 김 선생님. 너무나 많은 지인을 소개해 주셔서 가게에 임원들의 검은 차량이 잔뜩 찾아오는 진풍경을 선사해 주셨어요. 지금도 자주 오셔서 식사하시는 저희 가게 최고의 VVIP 시죠. 가끔 손님이 없을 때는 저와 술잔을 기울이기도 해요.


# 스트레스를 잘 받는 편인가요?


스트레스는 받지만 금방 풀리는 성격이에요. 일 끝나고 직원들과 소주 한 잔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곤 하지요.


# 누군가에게 옐로우보울에 와서 '딱 하나만 먹어봐라'라고 한다면 어떤 메뉴를 추천하겠어요.


관자 초리조 요리요. 정말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구비되어 있는 옐로우보울.

# 저녁에는 와인을 마시는 손님이 많던데, 와인과 함께 먹으면 좋은 옐로우보울의 메뉴를 추천해주세요.


화이트 와인을 드실 때에는 새우 쥬키니나 관자 초리조, 봉골레 파스타를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레드 와인을 드신다면 스테이크나 라자냐 등이 어울리는 선택이겠지요.


# 예전엔 예약 안 하고 와도 여유로웠는데 요즘은 바에도 앉기 힘들더군요. 단골도 늘었고요. 훨씬 바빠졌죠.


예전보다는 확실히 많이 바빠졌어요. 하지만 아직은 조금 더 달려야죠!


# 가족과 식사할 때 뭘 드시나요. '사무실'인 옐로우보울에서 드실 것 같지는 않은데요.


보통은 집에서 먹어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등을 자주 먹죠. 마포에 있는 대도식당도 가족과 종종 가는 곳이에요.

옐로우보울의 새우 쥬키니 샐러드.

# 메뉴판이 계절마다 바뀌던데 새롭게 개발 중인 메뉴가 있나요. 


최근에 내놓은 메뉴는 킹 프라운, 새우 쥬키니예요. 조만간 선보일 메뉴는 밥 종류인데 아직 개발 중이에요. 빨리 완성해서 선보이고 싶어요!


# 올해의 최대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열심히 하는 거예요(웃음). 옐로우보울에서 한 끼를 즐기고 만족을 느끼고, 다시 오시는 분들이 더 많아지도록 하는 게 새해 목표라면 목표겠지요.


# 옐로우보울을 찾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좋은 재료를 항상 유지하고,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드시면서 많은 피드백 부탁드려요. 2년 간 옐로우보울에 많은 관심을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옐로우볼 인스타그램 @yellowbowl_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이 글은 구기자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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